지난 2002년 대한민국은 붉은빛으로 물들었다.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대한민국 사람들은 하나가 돼 뜨거운 응원을 펼쳤고,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4강이라는 최고의 성적을 거뒀다.

 

당시 축구선수가 장래희망 상위에 기록될 만큼 어린아이들에게 축구선수는 선망과 동경의 대상이자 이루고 싶은 꿈이었다.

 

유스팀 소속 선수들은 프로선수라는 희망을 갖고 구슬땀을 흘리며 노력하고 있다.

 

현재 수원삼성블루윙즈의 유소년 팀인 매탄고등학교에서 꿈을 향해 걷고 있는 선수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팀의 공격을 이끌고 있는 구민서 선수는 자신의 꿈에 대해 “국민들이 이름만 들어도 다 아는 축구선수가 되고 싶다”고 답했다.

 

올해 고등학교 3학년인 구 선수는 자신의 장점을 극대화하는 한편 부족한 부분에 대한 훈련도 꾸준히 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아직 어리지만 수술 경험이 많다. 재활을 할 때 너무 힘들어 포기할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며 “하지만 동료들이 도움을 줬고, 가족들과 코칭스태프들의 응원에 다시 잘 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극복했다”고 말했다.

 

이어 “축구선수라는 꿈을 꾼 순간부터 프로 진출이 목표였다. 내가 가지고 있는 능력이 프로에서 얼마나 통할지 도전해보고 싶은 무대”라고 설명했다.

 

구민서 선수는 희망을 포기하지 않게 하는 원동력에 대해 매탄고 동료들을 꼽았다. 그는 “제일 가까운 동료들이 내가 희망을 포기하지 않게 하는 원동력이다. 같은 꿈을 꾸고 경쟁할 수 있는 좋은 라이벌이자 친구”라며 애정을 드러냈다.

 

매탄고 수문장 문현호 선수 역시 관중들이 열광하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어릴 때부터 수원삼성의 팬이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축구를 좋아하게 됐다”면서 “비교적 늦게 시작했지만 축구선수가 돼 관중이 꽉 들어찬 경기장에서 경기를 뛰고 싶다. 관중들이 내 이름에 열광하게 만드는 것이 목표”라 이야기했다.

 

그에게 희망을 향한 노력에 대해 묻자 “특별한 이유가 없으면 개인 운동을 쉬어 본 적이 없다. 어릴 때부터 키가컸는데, 키 큰 사람은 느리다는 편견을 깨고 싶었다. 그래서 점프와 스피드를 키우기 위한 운동을 주로 하고 있다”고 답했다.

 

지난해 수술로 인해 힘든 시간을 보냈다는 문 선수는 꿈을 포기하는 것까지 생각했다고 말했다.

 

문현호 선수는 “고등학교 1학년 초 손가락 부상과 발목을 다쳤다. 그때는 괜찮았는데 2학년 후반 손가락 수술을 했는데 이때 정신적으로 많이 무너졌다. 축구를 그만둘까라는 생각까지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항상 열심히 잘 하려고 했고 그 틀에서 벗어나는 것이 무서워 도전을 못했었다. 부상 후에는 새로운 것들을 많이 시도했고, 실수를 두려워하기보단 실수를 통해 배우고자 했다. 생각을 바꾸다 보니 축구가 다시 즐거워졌다”고 웃었다.

 

그에게 프로 진출이란 희망이 얼마나 중요한지 묻자 “현재까지의 모든 시간을 프로 진출이라는 꿈에 걸었고 노력하고 있다. 앞으로도 성장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고 못 하더라도 후회가 없게 하겠다”며 “그만두고 싶을 때마다 뒤에서 도와주시고 고생하시는 부모님께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포기할 수 없다. 내 꿈의 원동력은 부모님”이라 대답했다.

 

 

두 선수와 달리 이상민 선수는 축구를 시작함에 있어 아무 생각이 없었다고 했다.

 

이 선수는 “단지 축구를 하면 너무 행복했고 공만 봐도 생각이 났기 때문에 축구를 하게 됐다”며 “축구가 힘이 든다거나 쉬고 싶다는 생각을 한 적은 있지만, 포기하고 싶은 순간은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슬럼프가 오거나 잘 안된다 싶으면 그 생각에서 빨리 빠져나와 긍정적으로 생각하려 한다. 처음 슬럼프를 겪었을 땐 부정적인 생각을 반복했지만, 지금은 인내하고 준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준비된 자에게 기회가 온다는 말처럼 다른 선수들에게 배우고 내 장점을 더 발전시키는 노력을 하다 보면 좋은 기회가 올 것”이라 부연했다.

 

자신을 포함한 전국 모든 선수들의 꿈이 프로 진출일 것이란 그의 말에 간절함이 느껴지는 듯했다.

 

이상민 선수는 “나보다 더 잘하는 선수가 전국에 많겠지만, 축구에 대한 사랑과 간절함은 그 누구에게도 지지 않을 자신이 있다. 내 노력이 가장 중요하겠지만 가족과 감독님 등 주변의 조언과 도움을 받아 큰 선수로 성장할 수 있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들을 지도하는 김석우 매탄고 감독은 도전의 중요성을 이야기했다.

 

 

그는 “운동이라는 것 자체가 힘들 수밖에 없다. 도전을 한다는 것이 중요하다. 적극성을 갖고 훈련이나 경기에 임하는 선수들이 빛을 많이 보는 것 같다”며 “선수들에게 여러 방면에서 동기부여를 해주고 목표 설정을 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그가 키워낸 선수들은 현재 수원삼성의 주축을 담당하고 있다. 또한 그 역시 수원삼성의 유니폼을 입고 경기에 나선 바 있다.

 

그는 “희망을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기회가 적게 있을 때도 초조해하기보단 꾸준히 해야 한다”면서 “꿈을 포기하지 않고 도전하다 보면 그 고난 속에서 얻어지는 것이 있다는 것을 알았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이어 “포기하지 않으면 괜찮다. 좋은 생각과 적극적인 도전으로 선수들이 자신의 꿈을 이룰 수 있었으면 한다. 나는 선수들이 지치거나 포기하고 싶을 때 희망을 잃지 않게 도와주는 역할을 할 뿐 꿈을 이루는 것은 선수의 몫이다. 우리 팀 선수들이 인내를 가지고 스스로 돌파구를 찾아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말 성남FC 유니폼을 입으며 자신의 꿈에 한 발짝 더 다가간 정명제 선수는 “프로에 가겠다는 목표는 있었지만 확신을 가질 만큼 자신이 있지는 않았다. 하지만 언젠가는 꼭 프로에 가겠다는 생각이 확고했고, 가게 될 것이라 믿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자신의 유스팀 시절을 “‘R=VD, 즉 생생하게 꿈꾸면 이뤄진다’라고 말하고 싶다. 정말 높고 오르기 어려운 곳이지만 간절하게 꿈꾸고 목표하면 이룰 수 있다”며 강조했다.

 

이어 프로 진출을 꿈꾸는 선수들에게 “지금 하고 있는 훈련이 프로에 바로 입단하기 위한 과정이기에 힘들 수밖에 없다. 힘든 것이 당연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잘 하고 있다는 생각으로 버텨 목표를 이뤘으면 좋겠다. 또 힘들 때 동기부여가 될 수 있는 구체적 목표를 세워 전진해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아르헨티나 출신 축구선수 바티스투타는 2002년 경제난에 빠진 아르헨티나 국민들에게 “모든 것이 무너져도 우리에겐 항상 축구가 있다”는 말을 남겼다. 힘든 국민들에게 힘과 용기를 주고 싶다는 마음이 담긴 말은 당시 아르헨티나 사람들에게 큰 감명을 주었다.

 

현재 자신의 꿈을 향한 희망으로 힘든 여정을 걷고 있는 많은 유스팀 선수들 중 자신의 꿈을 이루는 선수는 적다. 하지만 꿈을 포기하지 않았던 경험은 그들에게 또 다른 희망을 가져다줄 것이라 믿는다.

 

불투명한 희망이지만 포기하지 않으면 괜찮다는 김석우 감독의 말처럼 그들이 끝까지 노력해 꿈을 이루길 바란다.

 

[ 경기신문 = 김도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