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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단을 오르며 듣는 인도의 지혜

인도의 옛 이야기를 통해 지혜를 전하는 산스크리트 문학 전문가 에리얼 글룩리크의 명상서 '차문디 언덕을 오르며'(김영사刊)가 번역, 출간됐다.
우화만을 모아 놓은 전통적인 명상서와는 달리 이 책은 우리와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한 여행자가 지혜로운 인도 노인을 만나 그로부터 듣는 인도의 옛 이야기와 이야기가 끝날때마다 노인과 여행자가 나누는 대화가 두 개의 축을 이루며 전개된다.
남인도 깊숙한 곳에 자리한 옛 도시 마이소르는 수많은 여행객들이 다녀가는 순례지. 이 도시의 남쪽에 있는 차문디 언덕 꼭대기에는 차문디 여신을 모시는 차와데쉬와라 사원이 있고 이곳까지는 1천 1개의 계단이 이어져 있다.
여행자인 '나'는 차문디 언덕 아래에서 괴상한 차림의 인도 노인을 만나고 흠뻑 젖은 신발을 말리려고 맨발로 서있는 '나'를 경건한 순례자로 오해한 노인은 '나'에게 함께 계단을 오르자고 제안한다.
"우리 고장에는 전통이 있다오. 우리는 계단을 올라가면서 동행자끼리 서로 이야기를 들려주지..이야기는 맨발로 산을 올라가는 고행이나 단식, 또는 시바 신의 이름을 거듭 염송하는 것과 맞먹는 영적인 공덕을 가진다오."
자신의 이야기를 듣다보면 맨발이라는 사실조차 잊게 될거라는 노인의 말을 의심하면서도 '나'는 노인의 제안을 거절할 틈도 없이 어느새 노인을 따라 계단을 오르게 된다.
노인은 계단을 오르며 '삶의 고통과 비정함, 시련과 역경의 의미'에 관한 이야기들을 들려주고 '나'에게 각각의 이야기를 관통하는 주제에 대해 끊임없이 질문을 던진다.
모든 것이 하나의 생각에서 나온다는 '문둥이 이야기', 눈 앞에 보이는 것은 단지 우리가 아는 것일 뿐이라는 '여자를 믿을 수 있는가', 몸과 마음은 하나임을 역설하는 '죄를 씻어주는 강' 등 노인이 전하는 이야기 속에는 심오한 지혜와 사색이 담겨있다.
직관적이고 비논리적으로 보이는 인도의 옛 이야기에 끊임없이 반발하고 논리에 집착하는 '나'에게 참을성 있게 질문을 던지며 다음 계단으로 인도하는 노인처럼 책은 이야기 속에 숨은 인생과 세상을 꿰뚫는 통찰과 깨달음의 세계로 독자들을 인도한다. 368쪽. 1만1천9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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