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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환상적인 감동 전한 경기필하모닉오케스트라의 ‘세헤라자데’

25~26일 경기필 헤리티지 시리즈Ⅲ ‘세헤라자데’ 진행
지난해 12월 한 차례 취소…정나라 부지휘자 지휘봉 잡아

 

경기필하모닉오케스트라가 6월 마지막 주말을 묵직하면서도 감동이 있는, 신비하고 환상적인 무대로 물들였다.

 

경기필하모닉오케스트라는 지난 25일 경기아트센터, 26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2021년 헤리티지시리즈 세 번째 프로그램 ‘세헤라자데’를 선보였다.

 

당초 지난해 12월 계획된 공연이었으나 코로나19 확산세로 취소된 뒤 이제야 관객들을 만날 수 있게 돼 관심이 모아지기도 했다. 경기필 단원들과 정하나 제1악장, 지휘를 맡은 정나라 부지휘자가 무대에 오르자 환영의 박수가 쏟아졌다.

 

1부를 수놓은 ‘베토벤 교향곡 8번 F장조 Op.93’은 베토벤이 남긴 9개의 교향곡 중 수수께끼 같은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길이가 이전 작품에 비해 짧고, 고전 교향곡의 트레이드 마크라고 할 수 있는 서주 없이 곧바로 경주장에 뛰어든 말처럼 1악장을 시작했다. 서주는 악곡의 주요 부분 앞에 붙어 있는 비교적 짧은 음악을 말한다.

 

 

1악장 알레그로 비바체에 콘 브리오를 시작으로 2악장 알레그레토 스케르찬도, 3악장 미뉴엣, 4악장 알레그로 바바체가 관객들의 귀를 즐겁게 했다. 느린 템포의 아름다운 선율부터 가슴을 울리는 웅장함과 여유, 듣고 있는 내게 마치 말을 거는 듯한 익살스러움이 느껴졌다.

 

베토벤 생전에 사람들이 이 곡을 교향곡 7번과 비교할 때 ‘사실은 8번이 훨씬 더 좋기 때문이지’라고 했다고 한다. 무대에서 직접 듣고나니 가히 이해가 되는 듯했다.

 

2부는 림스키 코르사코프의 ‘세헤라자데 Op.35’로 꾸며졌다. 정나라 지휘자는 앞서 인터뷰에서 환상적인 요소가 많은 곡이라고 소개하며 “모든 지휘자에게 매력적인 작품이다. 음악이 가져다주는 희열과 방대한 스토리가 너무 매력적이다”라고 기대를 표한 바 있다.

 

‘세헤라자데’가 탄생하게 된 배경에는 우리에게 천일야화(天日夜話)로 알려진 ‘아라비안 나이트’가 있다. 림스키 코르사코프가 아이디어를 얻은 ‘아라비안 나이트’는 9세기부터 아랍, 페르시아, 인도 등지에서 떠도는 민담을 집대성한 책으로 이 이야기는 술탄 샤리야르와 그와 결혼한 술타나 세헤라자데 두 사람이 끌고 나간다.

 

 

1악장 바다와 시드바드의 배 무대에서는 가녀린 바이올린 독주와 신비스러운 하프 연주가 세헤라자데의 관능적인 아름다움을 표현해냈다. 정하나 악장의 바이올린 독주는 마치 “옛날 옛적에”라며 이야기를 시작하는 듯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2악장 칼렌다르 왕자 이야기에서는 밀림의 왕이 등장할 때 들어본 듯한 바순의 연주가 이어지고, 3악장 젊은 왕자와 공주는 아라비안 나이트에 등장하는 사랑 이야기답게 서정적이면서도 예쁘다는 느낌을 줬다.

 

바그다드의 축제 : 바다, 암초에 난파당한 배를 그린 4악장 무대에서는 팀파니와 심벌즈, 트라이앵글, 탬버린이 떠들썩한 축제 풍경을 표현하고 비장한 분위기 속 배가 암초에 난파당하는 장면을 묘사해냈다.

 

무대가 끝난 뒤 객석에서는 함성과 박수갈채가 이어졌고, 정나라 부지휘자는 정하나 악장과 포옹하며 감격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단원들이 자리에서 일어나 인사하자 또 한번의 격려 박수가 쏟아졌다.

 

[ 경기신문 = 신연경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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