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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2030 군포 청년들에게 고(告)함"

 

청년들을 만날 때마다 고민을 한다. 무슨 말을 어떻게 해야 하나. 코로나19 이후 심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2030 청년들을 어떻게 하면 다독여주고 격려해줄 수 있을지 적절한 메시지를 찾기가 힘들다. 필자는 진심에서 “힘내라”고 격려 차원의 말을 했는데, 청년들에게는 이른바 ‘꼰대 세대’의 무책임한 면피성 발언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기 때문이다. 미취업 청년들에게는 더할 것이다. 어떤 말을 해도 이들의 고통을 누구러뜨리는데는 한계가 있다.

 

그러면 이들이 만족할 만한 생계지원이나 일자리 대책 등을 제시해야 하는데, 제한된 예산으로는 많이 부족할 것이다. 그래도 군포시는 온갖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서 이들을 도울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예를 들어 지역 내 미취업 청년들에게 공공기관 실무 경험과 진로 탐색 기회 등을 지원하는 ‘군포 청년날개 인턴십’을 시행한다. 또 자립공간 확보와 생활안전망 구축, 문화인프라 확충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청년정책 5개년 기본계획을 수립했다. 이처럼 여건이 허락하는 한, 다양한 청년지원사업을 부단히 추진할 예정이다.

 

필자의 청년시절도 녹록치 않았다. 대학시절 학업은 뒷전으로 밀어두고 민주화라는 시대적 사명을 이행하는데 전력 투구했다. 내 삶이나 이 세상을 위해 후자가 전자보다 훨씬 더 가치가 있다고 판단했다. 그 후에도 직장생활보다는 시민운동에 전념했고, 우여곡절을 거치면서 여기까지 왔다. 내 삶이 성공적인지 아직은 잘 모르겠지만, 치열하게 살아왔다고는 분명히 말할 수 있다. 그래도 당시는 열심히 노력하면 일자리 구하기 등 살아갈 수 있는 길은 열려 있었다.

 

하지만 지금 보통의 청년들을 보자. 코로나19로 대부분 계층의 국민들이 힘들어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신자유주의체제라는 태풍에 이어 코로나라는 쓰나미까지 덮쳤다. 특히 청년층은 사회에 첫 발을 내디디는 순간, 숨이 턱 막힌다. 커다란 장벽이 도사리고 있다. 출발선이 예전보다 훨씬 뒤로 밀려났다. 출발선이 아예 없어졌는지도 모르겠다. 출발 자체가 힘들 지경이다. 충분히 예상 가능한 현실 앞에서 대학 다닐 때부터 고민이 이만저만 아니었을 거다. 이들 2030세대의 궤적을 그려보자. 20대 중반인 보통의 군포청년 A씨가 대학을 졸업한다. 직장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다. 직장을 구했다. 결혼하기가 버겁다. 결혼을 했다. 집 장만하기가 겁난다. 집을 구했다. 자녀 갖기가 부담스럽다. 자녀를 가졌다. 양육하기가 만만치 않다. 그야말로 첩첩산중이다. 충분히 공감이 간다.

 

그렇다고 무기력하게 현실을 받아들일 수는 없다. 청년시절에는 못할 것이 없다고 한다. 시련도 청년을 이기지 못한다. 포기란 있을 수 없다. “끝날 때 까지는 끝난 게 아니다.” 한 시대를 풍미한 미국 프로야구 선수 요기 베라의 말이다. 청년기는 야구로 치면 3회 정도 될 것이다. 아직 갈 길이 멀고 할 일도 많다. 누구나 좌절 한두 번쯤은 겪는다. 하지만 청년기의 좌절과 시련은 인생에서 약이라고 하지 않는가.

 

다산 정약용(茶山 丁若鏞)은 귀양 시절 아들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은 한 때 재해를 당했다 하여 청운의 뜻을 꺾어서는 안 된다”고 당부했다. 가족이 먹고 사는 것은 고사하고 생사의 갈림길에 섰을 정도로 집안이 풍비박산났을 때, 아버지 다산이 보기에 아들들은 어땠을까? 다산은 귀양지에서도 아들들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었고, 그래서 아들들에게 불굴의 용기를 불어넣어주려 했을 것이다.

 

필자는 조심스럽게 이 글을 쓰고 있다. 격려의 진정성을 표현하기가 무척 어렵다. 기성세대의 한 사람으로서, 시장으로서 미안하다. 결국 청년들에게 좌절하지 말고, 포기하지 말고 힘내라는 격려성 말을 하는 걸로 결론이 나는 듯 하다. 19세기 러시아 작가 푸시킨은 이렇게 말했다.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슬퍼하거나 노하지 말라. 설움의 날을 참고 견디면 기쁨의 날이 오고야 말리니.” 그렇다. 꼰대의 무책임한 말이라는 비난을 받더라도 군포청년들을 위해 외치겠다. “결코 포기하지 말라.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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