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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컬렉션] ‘명품을 명품답게’ 시대와 분야 대표하는 기증품 공개

국립중앙박물관 9월 26일까지 ‘이건희 기증 명품전’
국립현대미술관 2022년 3월까지 ‘한국미술명작’ 전시 진행

 

세간의 관심을 모으고 있는 고(故) 이건희 삼성 회장의 기증품이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현대미술관에서 21일 동시 개막한다. ‘이건희 컬렉션’ 중 우리나라 전 시기와 분야를 포괄하는 대표작들로만 구성, 명품을 명품답게 선보인다는 점이 주된 내용이다.

 

이건희 회장은 생전 “문화유산을 모으고 보존하는 일은 인류 문화의 미래를 위한 것으로서 우리 모두의 시대적 의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그의 철학에서 볼 수 있듯 이번 전시는 수준 높은 예술작품을 국민과 함께 향유하고자 한 뜻이 담겨 있다.

 

◇국립중앙박물관서 ‘위대한 문화유산 누리다’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국립중앙박물관은 21일부터 9월 26일까지 상설전시관 2층 서화실에서 ‘위대한 문화유산을 함께 누리다 - 고(故) 이건희 회장 기증 명품전’을 개최한다.

 

이건희 회장 유족이 박물관에 기증한 9797건 2만1600여 점은 청동기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의 금속과 도토기, 전적, 서화, 목가구 등으로 폭넓고 다양하다. 이번 전시는 시대와 분야를 대표하는 국보·보물 28건을 포함한 명품 45건 77점을 특별 공개하는 자리다.

 

이수경 국립중앙박물관 학예연구관은 “명품을 명품답게 자세히 보여드리겠다는 목적이었고, 신속하게 공개하기 위해 상설전시관에 전시를 마련했다”면서 “아예 새롭게 선보이는 작품은 아니지만 문화에 대한 진정한 관심으로 이어지길 바란다”고 전했다.

 

 

전시장을 둘러보니 삼국시대 금동불·토기, 고려시대 불교미술품과 청자, 조선시대 회화·목가구 등 다양한 구성에 보는 이들의 눈이 휘둥그레해졌다.

 

특히 이건희 회장은 다수의 고려불화가 국내로 돌아오는 데 큰 역할을 했다. 국내에 약 20점만 존재한다고 알려진, 희귀한 문화재인 고려불화 특유의 섬세한 미(美)가 담겨 있는 ‘천수관음보살도’와 ‘수월관음도’를 볼 수 있다.

 

육안으로 확인하기 어려운 고려불화 세부를 잘 볼 수 있도록 적외선과 X선 촬영 사진을 터치 스크린 영상으로 제시해 관람객들의 이해를 돕는다. X선 사진으로 두 작품의 채색 방식과 안료를 확인할 수도 있다.

 

기증품 중 단연 눈에 띈 것은 독보적 가치를 지닌 ‘인왕제색도’이다. 76살의 노대가 정선이 눈길과 발길이 닿지 않았던 곳이 없었던 인왕산 구석구석을 자신감 있는 필치로 담아낸 역작이다.

 

◇한국미술명작이 한 자리에 모인 국립현대미술관

 

 

국립현대미술관(MMCA)은 21일부터 내년 3월 13일까지 서울관에서 ‘이건희컬렉션 특별전: 한국미술명작’ 전시를 진행한다.

 

이건희컬렉션 1488점 기증을 통해 소장품 1만점 시대를 열게된 미술관은 ‘한국인이 사랑하는 작가 34명’의 주요작품 58점을 선보인다. 1920년대부터 1970년대까지 제작된 작품들을 주축으로 ▲수용과 변화 ▲개성의 발현 ▲정착과 모색 등 세 주제로 나눠 전시를 꾸몄다.

 

 

김환기를 비롯해 박수근, 이중섭, 이응노, 유영국, 권진규, 천경자 등 20세기 초중반 한국미술 거장들의 작품이 대거 공개됐다.

 

전시장에 첫 발을 들이면 1936년경 제작된 백남순의 작품 ‘낙원’이 보이는데, 동서양의 도상이 혼합된 풍경화다. 건너편에는 1922년 비단에 채색으로 작업한 이상범의 ‘무릉도원’이 걸려있다.

 

장욱진이 집안에서 화가의 꿈을 인정받게 된 작품 ‘공기놀이’와 한국전쟁 동안 부산으로 피난을 갔다가 고향으로 돌아와 전쟁기를 보낸 시기에 그린 ‘나룻배’, 캔버스를 구할 수 없어 종이에 그린 유화 작품 ‘마을’도 있다.

 

 

이밖에 이중섭이 그린 ‘황소’, 김종태의 ‘사내아이’, 박생광의 ‘무녀’, 테라코타로 표현한 권진규의 ‘자소상’, 이성자의 ‘천 년의 고가’, 김흥수의 ‘한국의 여인들’ 등으로 구성돼있다.

 

우리 것을 좋아한 김환기가 캔버스에 유채로 그린 ‘여인들과 항아리’와 추상 화면에 대해 실험한 ‘산울림’, 박수근이 동네의 풍경을 그린 ‘유동’과 농가의 여인을 소재로 한 ‘절구질하는 여인’ 등도 눈길을 끈다.

 

 

박미화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연구가는 “국민들이 관심을 갖는 작가들의 대표 작품들로 구성했는데 이야기를 만들어나가는데 어려움이 없을 만큼 너무나 다양했다”고 소개했다.

 

윤범모 국립현대미술관장은 “이건희 컬렉션 중에서도 엄선한 명품 중의 명품이다. 한국 근현대미술사의 귀중한 작품들을 소개하게 돼 기쁘다”며 하루빨리 코로나19가 종식돼 많은 이들이 관람할 수 있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 경기신문 = 신연경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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