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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스크 늪에 빠진 윤석열...고심 깊어지는 국민의힘

 

야권 대선 판도가 요동치고 있다. 야권 유력 대선주자로 평가받던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흔들리고 있기 때문이다.  

 

24일 정치권에 따르면 윤 전 총장은 지난 달까지 30% 이상의 지지를 얻으며 여야 모든 대권주자를 통틀어 1위를 기록했지만 최근엔 10% 대로 추락한 여론조사 결과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지난 15일 공개된 리얼미터 여론조사에서 넉달 만에 처음으로 20%대로 내려앉은 데 이어, 22일자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 합동조사에선 20%선이 무너지며 19%까지 내려갔다. 

 

지난 3월 검찰총장 직 사퇴로 대권 도전이 가시화 된 이후 최저치다.

 

다자대결에서 지지율이 10%대로 떨어지는데다, 윤 전 총장은 차기 대선 후보 가상 양자대결에서도 이재명 경기지사와 이낙연 전 대표 모두에게 열세를 보이고 있다. 

 

엠브레인퍼블릭과 케이스탯리서치, 코리아리서치, 한국리서치가 지난 19일부터 21일까지 여론 조사한 결과, 가상 양자대결에서 이재명 경기지사는 46%의 지지를 받으며, 윤석열 전 총장을 13% 포인트 앞섰다.  

 

또 이낙연 전 대표 대 윤석열 전 총장 대결에서도 42%대 34%로 이 전 대표가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치권에서는 윤 전 총장의 지지율 하락세를 두고 명확한 비전·아젠다 제시가 미흡했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윤석열의 정책’, ‘윤석열의 비전’ 부재가 가장 큰 문제라는 지적이다.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사람들은 지금 윤 전 총장이 뭘 하는 건지 회의를 갖기 때문에 지지도가 정체가 되고 최근엔 조금 하락하는 성향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지금 윤 전 총장은 자신만의 정책이나 이슈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며 “이는 윤 전 총장의 개인의 문제라기보다는 캠프 전체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 같은 ‘윤석열 하락세’에 국민의힘 속내는 복잡해지고 있다.  

 

윤 전 총장의 지지율 하락세가 이어져 대선지형이 '여권에 유리한 운동장'으로 기울어지면, 야권 전체에 악재로 작용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선발이 일찍 무너지면 불펜도 다 죽고 게임 끝”이라면서 “윤 전 총장이 9월 전에 무너지면 게임 자체를 지고 승리투수는 여당 몫이 된다. ‘장외주자의 시간’인 8월을 윤 전 총장이 잘 버티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에에 국민의힘 내에서는 ‘윤석열 입당론’보다 윤석열을 보호해야 한다는 ‘윤석열 보호론’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윤 전 총장과 가까운 국민의힘 의원들을 중심으로 보호론을 펴고 있다.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은 23일 페이스북을 통해 "4·7 보궐선거에서 국민의힘이 승리한 요인은 무엇인가. 단 하나를 뽑으라면, 그건 윤석열"이라며 "윤석열 전 총장이 있어서, 국민의힘이 그나마 미래를 꿈꾸는 정당의 몰골을 갖추게 됐다"고 지적했다. 
 
정 의원은 "윤석열 전 총장은 우리와 함께 가장 오랫동안 문재인 정권의 폭정에 맞서 싸워온 당 밖 전우다. 윤 전 총장을 우리 당이 보호하지 않는다면, 어느 누가 우리를 위해 싸워 줄 것인가"라며 "당내주자에 대해서만 지지운동 할 수 있다는 등 쓸데없는 압박을 윤 총장에게 행사해선 곤란하다"고 말했다. 

 

장제원 의원도 "야권후보를 보호해야 할 제1야당 대표가 '위험하다'는 자극적인 발언을 하는 것은 윤 전 총장의 지지율 하락을 유도하는 듯한 발언으로밖에 보이질 않는다"며 "여당측 평론가 발언으로 착각할 지경"이라고 비판했다. 

 

이같은 발안이 나오는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야권에는 ‘윤석열 대체재’로 나설 후보가 아직까지 없기 때문이다. 

 

최근 국민의힘은 윤 전 총장의 대안카드로 최재형 전 감사원장을 영입해 적극적인 띄우기에 나서고 있지만, 좀처럼 지지율을 올리지 못하는데다 기존 대선주자들도 '마의 5%'선을 넘지 못하고 있다. 

 

때문에 정치권에서는 당분간 정권교체 여론은 윤 전 총장에게 쏠릴 수 밖에 없는 구조로 보고 있다. 따라서 여전히 상대적으로 높은 정권교체 여론과 야권 단일후보 선출에 대한 요구는 윤 전 총장에게 기회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대선주자 윤석열’ 앞에 놓인 검증대는 앞으로 더욱 혹독해질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자신과 가족을 둘러싼 각종 의혹과 논란이 끝없이 쏟아지고 구체적인 국정운영 비전 제시를 원하는 유권자들의 목소리도 한층 더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 경기신문 = 정영선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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