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지도부가 호남 껴안기에 나서자 일부 소속 의원들이 당 정체성을 이유로 광주 5.18 묘역 참배에 강한 거부감을 표시해 미묘한 파장이 일고 있다.
이방호 의원은 24일 오는 28일부터 시작되는 연찬회 마지막 일정으로 5.18광주 묘역을 참배키로 한 것과 관련, "당 정체성 노선으로 볼 때 먼저 논의가 필요하다"며 사실상 반대의사를 표명했다.
김용갑 의원도 5.18이 민주화운동이라는데 대해 "정서적으로 동의 못하는 사람이 아직 많다"고 거들었고, 안택수 의원도 "호남표를 의식, 조급증을 보이는 것 아니냐"며 당 지도부를 겨냥했다.
당 지도부는 이같은 뜻밖의 당내 분란에 당황해하며 즉각 진화에 나섰으나 예견치 못한 복병을 만나 당혹해하고 있다.
김덕룡 원내대표는 "5.18은 이미 민주화운동으로 인정된 사안"이라며 논란 확산에 선을 긋고 자제해 줄 것을 요청했다.
일부 소장파 의원들도 "5.18 묘지 참배가 왜 정체성에 어긋나느냐"고 따진 뒤 "제1당이 되고 대권을 잡기 위해선 지금부터 준비해야 한다"고 맞섰다.
한나라당은 결국 갑론을박 끝에 5.18묘역 참배는 예정대로 진행키로 했다.
그러나 이같은 논란은 앞으로 김대중 전 대통령으로부터 지역갈등 해소의 최적임자란 덕담까지 들었던 박근혜 대표의 호남 포용 전략에 큰 부담으로 작용케 될 것으로 점쳐진다.
더욱이 여당과 연일 정체성 공방을 벌이고 있는 당 지도부로선 당 내부부터 먼저 단속해야 하는 골치 아픈 숙제를 또 하나 떠안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