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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지역 아파트 상당수 30년 넘어...정전 근본 대책 마련해야

올 여름 들어 정전사고 벌써 7건 발생

 

 “저녁 식사를 준비하다가 불이 나갔어요. 더운 것은 이골이 났지만 어둠 속에 무섭다는 아이들 달래느라 곤혹을 치렀습니다.”
 

지난달 28일 정전사고가 발생한 인천시 남동구 만수주공 4단지에 사는 40대 주부 A씨의 얘기다. 정전은 이날 오후 8시 8분쯤 시작됐다. 2220세대가 사는 아파트 단지에서 550세대가 2시간 넘게 전기를 공급받지 못했다. 지속되는 무더위에 주민들의 귀가 이후 에어컨 등 냉방기기 사용량이 극에 달하면서 아파트 변압기가 고장난 탓이다. (관련 기사: 경기신문 7월 29일자 인천시 남동구 만수주공 4단지 정전)

 

◇ 플러그 뽑고, 에어컨 26도 이상 설정…그래도 정전

 

사실상 예견된 일이었다. 이 아파트에 있는 메인·보조 변압기는 매년 여름 오후 10시쯤 전력 사용량이 최고치에 다다른다. 이날 역시 오전부터 에어컨의 온도 설정을 26도 이상으로 맞춰 실외기 가동을 최소화 해달라는 관리사무소의 방송이 연신 흘러나왔다. 안 쓰는 가전제품의 플러그를 뽑는 일은 이미 일상이었다.


A씨는 “매년 여름이 되면 정전이 될까봐 에어컨을 함부로 못 켠다. 날이 아무리 더워도 온도를 26도 밑으로는 낮추지 않는데 이날은 불이 나갔다”며 “냉동실 안 음식은 녹아 흘러내렸고 아이는 무서워 울고불고 난리였다”고 말했다.

 

이 아파트는 1987년 준공 후 34년이 흘렀다. 그 동안 각 세대의 냉방기기와 가전제품은 대형화됐다. 또 가스레인지 대신 인덕션이 보급되거나 건조기 등 과거 안 쓰던 전자제품이 필수품으로 자리잡았다. 아파트를 지을 당시와는 생활 자체가 변해 당초 설계된 전력 용량이 딸리게 된 셈이다.


올여름 인천지역 아파트 단지에서 난 정전만 7건이다. 모두 준공 20년이 지난 곳에서 발생했다. 지난달 22일 정전된 미추홀구 용현5동 한양아파트는 1990년 12월 지어진 이후 30년이 넘었고 같은날 정전된 옥련동 현대아파트도 생긴지 26년이 지났다.


한편 인천의 공공·민간 발전소에서 생산된 전력 가운데 30% 정도만 인천에서 사용되고 나머지는 서울·경기 등에 송전된다. 1980년대 초부터 설치된 154㎸ 케이블 등 전력공급 설비는 노후됐고, 전국에서 가장 많은 345kV 지중송전선로(전국의 약 30% 점유)가 인천에 있다.

 

◇ 30년 이상 된 아파트 비율 높은 인천…정전 대비해야


인천지역 아파트 가운데 30년 이상 된 세대 비율은 7대 특·광역시 중 서울 다음으로 높다. 1990년대 초부터 서구‧부평‧남동‧계양‧연수구 등 인천지역 곳곳에서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조성된 탓이다.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인천지역 30년 이상 된 아파트는 10만 2447세대에 달한다. 전체 66만 1611세대 중 차지하는 비율은 15.5%다.

 

서울(17.3%)에 이어 7대 특·광역시 중 두 번째로 높다. 다음으로는 부산(13.7%), 대구(10.5%), 대전(10.3%), 광주(9.0%), 울산(8.6%) 등 순이다.

 

특히 정비사업이 추진되고 있는 구역을 빼면 2020년 기준 30년 이상 된 아파트는 5만 4584세대(단지 97곳)다. 2025년이 되면 11만 3665세대(단지 177곳)으로 2배 이상, 2030년에는 45만 6959세대(단지 661곳)로 10배 가까이 늘어난다.


30년 이상 아파트 노후 비율이 높아질수록 정전사고도 늘어날 전망이다.

 

인천지역에 즐비한 발전소에서 생산된 전력의 70%는 초고압 송전선로를 통해 수도권으로 공급된다. 초고압의 전기를 각 가정에서 사용하기 위해서는 변압시설(수‧배전 포함)을 거쳐야 한다. 하지만 최근 폭염이 계속되면서 전력 수요가 크게 늘었고, 변압시설 노후화로 정전사고가 이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아파트 단지 내 변압기 고장이 올 여름 폭염 속 발생한 인천지역 정전사고의 주요 원인이다.


김송원 인천경실련 사무처장은 “이미 노후 아파트 단지에서의 정전사고 우려가 제기돼 왔다”며 “이들 아파트 단지 내 변압시설에 대해 전수조사를 해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 경기신문 / 인천 = 정민교·조경욱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