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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쿠라 미학에 이용당한 가미카제

사쿠라(벚꽃)는 집단성과 화사함, 미련 없이 순식간 져버리는 성질 때문에 일본에서 군국주의의 상징으로 이용돼왔다.
여학생들은 사쿠라를 흔들며 자살특공대 '가미카제'를 환송했고, 일본군 지도부는 '천황을 위해 아름다운 사쿠라 꽃잎처럼 지라'고 특공대원의 등을 떼밀었다.
일본 출신 인류학자 오누키 에미코(미국 위스콘신대 교수)가 쓴 '사쿠라가 지다 젊음도 지다'(모멘토刊)는 수많은 젊은이들이 어떻게 '인간 폭탄'으로 내몰렸는가를 심층적으로 분석한 책이다.
저자는 특공대원들의 일기와 편지, 유서, 유족들의 증언을 자료 삼아 그들의 내면을 투영한다. 저자에 따르면 가미카제 대원들은 일반인들의 통념처럼 아무 생각 없이 몸을 내던진 사람들이 아니었다.
대원 가운데 85% 가량이 고등교육을 받은 학도병이었고, 이 가운데 500여명은 당시 최고 대학인 도쿄제국대학 출신이었다.
마르크스주의에 심취했던 대원도 있었고, 서구의 낭만주의에 경도된 청년도 있었다. 뿐만 아니라 천황제에 대한 거부감을 드러낸 채 일본이 전쟁에서 패배하기를 바라던 학도병도 있었다.
대원 가운데 일부는 일기장에서 "죽고 싶지 않다! 살고 싶다"라고 절규하기도 했다.
저자는 그러나 이상주의자인 이들이 군국주의라는 거대한 사회이념에 포위돼 침략전쟁의 희생양으로 전락했다고 분석한다. 군국주의자들은 사쿠라로 대표되는 일본적 미의식을 악용해 이들을 죽음으로 내몰았다는 것. 이향철 옮김. 613쪽. 2만6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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