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과 태풍 끝에 하늘이 사뭇 높아졌다. 하늘이 높아진 것은 가을이 왔다는 추신(秋信)이다. 하늘은 그 자체에 부여된 신격으로 인해 우주를 창조한 초월적 존재로 간주한다. 비를 내리게 하여 모든 작물의 수확을 책임지는 존재로도 상징되며 신들이 거처하는 신성한 공간으로 여긴다. 단군 신화에서는 아들 환웅(桓雄)을 내려보내 홍익인간(弘益人間)의 뜻을 펴게한 환인(桓因)이 사는 곳이다.
또 주몽(朱蒙) 신화에서는 선주(先住)해 있는 해부루(解夫婁) 집단을 가섭원이라는 곳으로 내쫓은 이가 하늘(天帝)이다. 제주도 무가 세경 본풀이에는 하늘의 옥황상제가 난리를 평정한 자청비에게 오곡의 씨앗을 주고 있다. 이는 옥황상제인 하늘이 오곡 생산을 관장하는 절대적 존재로 인식되었다는 의미이다. 동양문화에서 하늘은 남성으로서 여성인 땅의 배우자이다. ‘여씨춘추’에 보면 “하늘은 희미하게 되어 이루어졌고, 땅은 눌리어 모양이 되었다”라고 하였다. 노자(老子)의 ‘도덕경(道德經)’은 다음과 같이 적고 있다. “하늘의 도(道)는 활을 당기는 것과 비슷하다. 높은 것을 억누르고, 아래에 있는 것은 올리며, 남음이 있는 자에게서는 덜고, 부족한 자에게는 보충해 준다. 하늘의 도는 남음이 있는 데서 덜어 부족한 것을 보충한다.” 관자(管子)는 순리의 주체적 개념으로 하늘을 파악하였다. “하는 일이 하늘에 순중하는 자는 돕고, 거역하는 자는 어긴다. 하늘이 돕는 바가 비록 작다해도 반드시 클 것이며, 하늘을 어기는 바가 이룩된다 해도 반드시 실패한다. 하늘에 순종하는 자는 이룩할 것이고, 거역하는 자는 그 흉함을 품고 다시 떨쳐 일어나지 못한다” 현대인은 하늘을 겁내지 않는다. 아니 그 존재조차 잊고 사는지 모른다. 하늘은 두려움의 대상이다. 그러나 거기엔 진리와 자애와 관대(寬大)함이 있다.
이창식/주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