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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헌정의 '오늘의 성찰'] 신을 안다는 것은?

 

신은 인간의 지혜로는 파악할 수 없는 존재이다. 우리는 다만 신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고 있을 뿐이다. 

 

우리가 신의 존재를 아는 것은 오성에 의해서가 아니라, 어머니 품에 안긴 갓난아기가 경험하는 감정을 우리에게 느끼게 해주는 신에 대한 전적인 종속감에 의해서이다.


갓난아기는 도대체 누가 자기를 따뜻하게 안아 젖을 먹여주는지는 모르지만, 누군가가 존재하고 있음은 알고 있을 뿐만 아니라, 자기를 안아주는 그 사람을 사랑한다.

 

신성의 본질까지 꿰뚫어 보려 해서는 안 된다. 신이 계시하지 않은 것까지 알려고 하는 것은 신성모독이다.

 

지금까지 위대한 태초의 비밀을 잠시라도 들여다본 사람은 아무도 없다, 일찍이 자기 자신 밖으로 한 발짝이라도 내디딘 사람은 아무도 없다. 오! 그대, 온 세상을 온통 찾아 헤매고 있는 자여! 성자이든 죄인이든, 가난뱅이든 부자이든 어느 누구고 그대를 알려면 아직도 멀었다. 그대의 이름은 모든 존재와 함께 울려 퍼지고 있지만, 사람들은 모두 귀머거리이다. 그대는 모든 사람의 눈앞에 있지만, 사람들은 모두 장님이다.  (11세기 페르시아의 오마르 하이얌) 

 

인간은 신을 닮으려고 노력해왔다. 그런데 성직자들이 신을 인간과 비슷한 존재로 만들어 버리자, 경박한 인간의 마음은 그런 신의 이미지에 만족해 버린 것이다.

 

신이라는 개념이 분명하지 않다고 해서 당황할 필요는 없다. 오히려 그것이 분명해질수록 진리에서 더욱 멀어져 정신적 지주로서의 역할이 약해지고 만다.

 

내가 보기엔 믿음은 터져야 합니다. 사람들이 이렇듯 터진 맘, 뚫린 신앙을 가지지 않고서는 장차 오는 세계의 문에 들어갈 수가 없습니다. 터지지 못하고 뚫리지 못한 것은, 아무리 튼튼하고 확실한 것 같아도 힘이 없습니다. 굳을수록 더 쉬이 부서지고 뜨거울수록 더 빨리 식습니다.


시대를 이기는 믿음은 터진 맘속에서 나오는 뚫린 믿음입니다. 터지지 못하고 뚫리지 못한 것은 사사(史事)입니다. 사사는 더럽습니다. 더러움은 참도 아니요 착한 것도 아니요 아름다운 것도 아닙니다.


진, 선, 미를 결정하는 것은 전체입니다. 공공(公共)한 것입니다. 하느님이 향기롭게 받으시는 제물은 옹근 제물입니다. 옹글게 드리는 전체의 번제가 참 제사요, 옳은 제사요, 아름다운 제사입니다. (함석헌) /주요 출처: 톨스토이 《인생이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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