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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천대유와 연루된 박근혜의 사람들···“SK 최기원의 그림자가 보인다”

최태원 SK회장의 비선실세, 은진혁···SK그룹 내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

 

경기도 성남시 대장동 개발사업을 주도한 화천대유와 관련해 법조계 유명 인사들의 이름이 연일 거론되면서 세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현재까지 드러난 유력 인사로는 권순일 전 대법관을 비롯한 박영수 전 특별검사와 강찬우 전 수원지검장, 김수남 전 검찰총장 그리고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 씨의 변호를 맡았던 이경재 변호사까지 총 5명이 화천대유에 법률 조언을 해주거나 고문으로 위촉됐던 것으로 확인됐다.

 

 

먼저 ‘화천대유’는 박근혜 정부에서 임명한 김수남 전 검찰총장이 소속된 로펌과 2019년 9월부터 2020년 6월까지 고문 계약을 체결하고 매월 수백만 원의 고문료를 지불했다.

 

문제는 김수남 전 검찰총장이 서울중앙지검장(2013~2015년)이었던 시절에 자베즈파트너스의 금융 농단과 탈세 의혹을 무마시켜 줬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는 점이다.

 

2009년 5월 최원규 씨와 박근혜 전 대통령의 친인척인 박신철 씨가 공동으로 설립한 자베즈파트너스는 사모펀드로, 현대증권과 MG손해보험의 인수과정에서 탈세가 포착돼 국세청과 서울중앙지검에 고발을 당했던 업체다.

 

 

국정농단 사건의 주역인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 씨의 1·2심을 변호했던 이경재 변호사 역시 2017년부터 화천대유의 법률고문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자문료로 매월 1500만 원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밖에도 화천대유의 관계사인 천화동인 4호를 소유한 남욱 변호사는 부동산개발업자로부터 공영개발인 대장동 사업을 민영개발로 바꿔 달라는 청탁과 함께 8억3000만 원을 받은 혐의로 2015년 수원지검 특수부에 구속기소 됐으며 당시 수사를 이끌었던 수원지검장이 바로 강찬우 전 검사장이다.

 

당시 남 변호사는 검찰 수사와 1심 재판 과정에서 법무법인 강남 소속의 박영수 전 특별검사와 조현성 변호사를 선임했으며, 결국 남 변호사는 2015년 11월 6일에 열린 1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는다.

 

검찰은 이에 항소했으나 2016년 3월 서울고법 4형사부가 항소심에서 이를 기각해 남 변호사는 무죄가 확정됐다. 당시 항소심 재판부의 재판장은 현재 국민의힘 대선 후보인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었다.

 

 

이후 피고인이었던 남욱 변호사와 그의 변호를 맡았던 박영수 전 특검 그리고 검찰 측 강찬우 전 검사장 3명은 화천대유와 천화동인에 고문 또는 투자자로 참여하게 된다. 상식적으로는 도저히 이해하기가 힘든 대목이다.

 

자본금 3억1000만 원 상당의 자산관리 회사인 화천대유의 김만배 씨가 권순일 전 대법관과 국정농단 사건을 수사했던 박영수 전 특별검사, 강찬우 전 수원지검장 등 법조계의 고위 인사들과 혼자만의 인맥으로 고문 계약을 체결했다는 점도 설득력이 떨어진다.

 

 

이에 대해 연대 취재진의 강진구 기자는 “2012년 박근혜 전 대통령의 친인척인 자베즈파트너스의 박신철을 통해 현대증권의 사장을 거쳐 SK증권의 대표이사가 된 김신 씨에 주목해야 한다”면서 “화천대유의 화려한 고문단과 천하동인의 실명을 숨긴 주주들도 자베즈파트너스와 연관성이 있는 박근혜 정부와 관련된 사람일 가능성이 높으며 SK증권이나 SK그룹도 깊이 관여가 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현재 대장동 개발과 관련해 야권과 보수언론들은 화천대유가 이재명 후보의 것이라는 프레임으로 윤석열 후보의 고발사주 의혹을 덮으려고 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취재과정에서 화천대유는 이재명 후보와는 전혀 관계가 없으며 오히려 실소유자는 따로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덧붙였다.

 

 

◆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비선실세, 은진혁···SK그룹 내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비선실세로 알려진 은진혁 씨는 2000년 경 벤처기업인과 재벌 2~3세들 사교모임이었던 브이-소사이어티(V-society)에서 최 회장을 만나 인연을 맺었던 인물이다.

 

은진혁 씨의 주된 업무는 SK 일가의 비자금을 관리하는 것으로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물론 최기원 행복나눔재단 이사장의 자금도 관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대 취재진의 취재원 A씨는 “검찰이 은진혁 씨를 특정해 수사를 하고 있었고 자금이 킨앤파트너스를 통해 화천대유로 흘러 들어간 정황을 포착하고 있었기 때문에 압수수색을 대비해 아예 회사를 통째로 없애버린 것”이라면서 “SK 입장에서는 은진혁이라는 인물이 드러나는 것을 극도로 경계하고 있으며 경찰 수사를 통해 최기원 이사장의 자금흐름이 드러나게 돼 있는 만큼 조만간 물타기를 할 것”이라고 제보했다.

 

우연의 일치였을까. 조선일보는 최기원 이사장이 킨앤파트너스에 400억 원을 빌려줬으나 원금과 이자를 제대로 돌려받지 못해 상당한 손실까지 봤다고 보도를 했다. 최 이사장의 자금을 굴려 거둔 수익은 킨앤파트너스가 모두 챙겼고, 킨앤파트너스는 최 이사장에게 고정 이자만 지급하는 구조였기 때문이라는 단서까지 꼼꼼히 달았다.

 

 

그러나 취재원 A씨의 입장은 전혀 달랐다. 킨앤파트너스의 전 대표인 박중수 씨는 실제 권한이 별로 없었기 때문에 사실은 최기원 이사장이 직접 킨앤파트너스를 관리하고 있었단 얘기다.

 

조선일보는 킨앤파트너스가 화천대유 투자 이외에도 호텔·커피 사업을 벌였으며 최 이사장은 이 같은 사업들에 500억 원 이상을 투자했지만 매년 수십억 원의 영업 손실을 기록해 지난해 연말 기준 누적 손실이 400억 원 이상을 기록했다고 전했다.

 

이어 화천대유에 대한 투자에서는 수익을 거뒀지만 다른 곳의 투자 손실이 너무 커지자 박중수 전 대표는 최 이사장에게 약정된 이자는 물론 원금도 제대로 지급하지 못해 킨앤파트너스 소유권을 다른 사람에게 넘기고, 투자금을 회수할 때까지 최 이사장의 지인들을 킨앤파트너스에 참여하도록 한 것이라고 첨언했다.

 

또한 조선일보는 한 재계 인사의 말을 빌려 “최 이사장이 킨앤파트너스와 금전소비대차계약을 체결한 것이지 차명으로 화천대유에 투자한 것은 아니며, 천하동인 4호의 실소유자가 최 이사장이라는 일각의 주장은 말도 안되는 이야기”라면서 “박 전 대표가 어떻게 화천대유에 투자하게 됐는지 경위는 최 이사장도 제대로 알지 못할 것”이라고 기사를 썼다.

 

 

이에 연대 취재진의 김두일 작가는 “그동안 화천대유는 익명의 개인에게 400억 원을 빌려 자금을 조달했으며 정치권과 재계는 물론 언론까지 이 개인의 정체를 확인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했지만 전혀 파악하지 못했던 상황”이라면서 “우람재단과 킨앤파트너스를 취재진이 직접 방문해 취재한 바로 다음 날 조선일보의 단독기사가 나왔다는 점이 무척이나 의심스럽다”고 꼬집었다.

 

 

다시 말해 국민의힘과 보수 언론들이 화천대유의 배후에 대해 이재명 후보를 타깃으로 몰고가고 있지만 취재과정에서 파악한 정황을 감안하면 화천대유의 실제 주인이자 배후는 SK그룹의 비자금을 관리하는 은진혁 씨와 최기원 이사장일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는 얘기다.

 

[ 경기신문 = 심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