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35년 인천 앞바다는 대형 바람개비로 가득하다. 십수 년 전 너도나도 뛰어든 해상풍력발전 사업자들의 풍력터빈이다.
풍력터빈 대부분은 덕적서방어장에 집중됐다. 당시 정부 기조대로 신재생에너지 생산율은 크게 늘었지만, 정작 어민들은 삶의 터전을 잃었다. 한때 150척 넘는 어선이 활동한 꽃게 황금어장이 지금은 바람개비만 돌아가는 황량한 바다가 됐다.'
인천 어민들이 예상하는 최악의 상황이다. 업자들 뜻대로 해상풍력사업이 무분별하게 추진된다면 우려가 현실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3일 인천시 등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인천 앞바다에서 해상풍력사업을 위해 풍황계측기 설치를 추진하는 업체는 모두 15개다.
이들이 공유수면 점·사용 허가를 얻어 설치하려는 풍황계측기는 모두 24대다. 오스테드코리아 4대, 남동발전 2대 등 모두 6대의 계측기는 현재 인천 앞바다에 설치돼 있다.
문제는 계측기가 설치됐거나 예정된 24곳 가운데 18곳이 서해특정해역의 덕적도 서방 어업구역에 들어간다는 점이다.
현행법에 따르면 계측기 1대당 확보할 수 있는 최대 발전사업 범위는 80㎢다. 이를 단순 계산하면 덕적서방어장 전체 면적 5375㎢에서 27%(계측기 18개·1440㎢)가 해상풍력발전 단지로 개발될 여지가 있는 셈이다.
물론 실제 사업구역은 발전 규모와 풍력터빈 용량에 따라 줄어들 수 있다. 한국남동발전은 덕적면 굴업도 남서 측 해상에서 320㎿ 규모로 사업을 추진하는데, 8㎿ 용량의 풍력터빈 40개를 설치할 면적은 64.6㎢다.
이는 유럽의 풍력터빈 평균 용량 7.2㎿보다 높은 발전량이다. 최대한 풍력터빈을 덜 짓는 방향으로 사업구역을 최소화했다는 뜻이다.
지금까지 덕적서방어장에서 진행되는 해상풍력발전사업에서 구체적인 발전량을 밝힌 곳은 오스테드(1600㎿·계측기 4대), 한국남동발전(320㎿·계측기 1대), 오션윈즈(1200㎿·계측기 4대)로 발전량 합은 3120㎿다.
보수적으로 300㎿당 약 60㎢의 면적을 차지한다 쳐도 바다 면적만 600㎢가 필요하다. 구체적 계획 없이 덕적서방어장에 계측기 설치 허가만 얻은 나머지 9곳도 최소한 각 100㎿씩 900㎿를 생산한다 치면 180㎢가 필요하다.
이는 덕적서방어장 5375㎢의 15%(780㎢) 규모다. 특히 대부분 계측기가 어장 중심부에 있어 어민들이 느끼게 될 어업구역 박탈감은 더 클 수 있다.
현재 덕적서방어장에서 활동는 어선은 모두 153척이다. 이 가운데 114척이 인천 어선인데, 꽃게 어장 중심부가 풍력터빈으로 가득 차게 생겼다.
이에 대해 국회 농해수위 맹성규 의원(민주·인천남동갑)은 "어민 보호와 어업 피해 최소화를 가장 중요하게 고려해야 한다"며 "인천 어민들의 수용성을 높이는 방안을 강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 경기신문 / 인천 = 조경욱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