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이 시행되면서 사회 곳곳에 활력이 돌기 시작했지만 소외이웃들은 더 차가워진 바람과 마주하고 있다.
4일 구호단체들에 따르면 각 구호기관들은 연말 취약계층을 위한 기부 행사 준비에 한창이지만 실질적인 기부 움직임은 아직 기지개를 켜기 전이다.
사랑의열매 사회복지공동모금회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에, 지난해보다 거리두기가 고강도로 길게 유지된 것을 우려하는 분위기다.
사랑의열매는 다음 달 1일부터 내년 1월 31일까지 연말연시 기부캠페인을 진행한다. 지난해에는 목표액을 햐항 조정했고, 올해는 고심 중이다.
사랑의열매 관계자는 "위드 코로나이니 대면 모금 활동을 지난해보다는 조금씩 더 시도하려 하지만 예전처럼 활발하게 할지는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그래도 구세군 자선냄비는 지난해보다 조금 늘 것으로 보인다. 일단 설치 장소를 조금 늘려 320곳 이상에 냄비를 두기로 했다. 시종식도 지난해에는 비대면으로 진행했지만 올해는 오프라인으로 개최한다.
구세군자선냄비 본부 관계자는 "단순히 위드 코로나라고 해서 늘리는 개념이라기보다는 단계적으로 유연하게 대응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기아대책에 다르면 지난해 겨울철 에너지 빈곤율은 전년보다 20% 상승했다. 또 에너지빈곤층 10가구 중 7가구는 코로나19 장기화에도 실내 에너지 소비량이 늘지 못했다.
기아대책은 에너지빈곤층 겨울나기 지원 캠페인 '희망온'을 통해 1천500가구와 복지시설에 난방비와 난방용품, 주거환경 개선과 시설 보수 등을 지원할 예정이다.
기아대책 관계자는 "지난해 캠페인성 모금은 대면 제약으로 참여율이 평년보다 낮은 경향을 보였다. 올해는 그래도 더 많은 참여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측도 "위드 코로나가 됐다고 해서 변화한 것은 없다"며 "서서히 기지개를 켜는 수준"이라고 전했다.
기업체와 소상공인들이 기부하는 물품을 바탕으로 운영되는 푸드마켓도 곳간이 쉽게 차오르지 않는 상황이다.
광진구청 산하 푸드마켓의 박문수 센터장은 "코로나19 장기화에 기업체와 소상공인들이 생산량을 줄이면서 기부 수량도 많이 줄었다. 이전에 10개를 생산해 2개를 기부했다면 지금은 하나도 나올까 말까 한 수준"이라고 했다.
박 센터장은 "위드 코로나가 정착돼야 생산량이 늘 텐데, 갑자기 늘지는 않을 것"이라며 "상황이 어렵더라도 기부를 하는 사람은 계속 하지만 기업체들은 수익에 더 민감해서 회복이 느린 것 같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