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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상헌의 심우도] 불에 구운 개고기, 然(연)

 

‘개고기 식용’ 관련 논란을 생각한다. 얼핏 떠오르는 것이 구라파와 미국, 특히 불란서에서 고급요리로 치는 푸아그라(foie gras)다. 유럽과 유에스에이(U.S.A. 아메리카), 프랑스를 동아시아 방식으로 부른 것은 ‘문화의 차이’를 보이고자 함이다.

 

‘개천에서 용 난다.’의 동아시아의 용(龍)과 동굴 속 공주를 구하는 기사(騎士)의 창에 찔려 피 흘리는 서구(西歐)의 드래곤(dragon)은 전혀 다른 상상의 동물이다. 상당수가 龍의 번역어가 ‘드래곤’이라고 착각하는 마당이다. 개고기 문제의 (문화적) 발생 지점으로 읽는다.

 

나는 푸아그라를 즐기는 저 사람들을, 속으로는 못마땅하지만, 비난하지 않는다. 현지에서 먹어봤다. 맛있었다. 그 후 먹지 않았다. 그 뜻은 ‘기름진 간’이다. 고대 이집트에서 시작된 유서 깊은 요리다. 한국의 일부 식품점, 서양요리점에서 만날 수도 있다.

 

인간이 제 입맛을 위해 다른 생명을 학대할 수 있는가? 깔때기를 거위 오리의 목에 넣고 옥수수 같은 곡물을 밀어 넣는다. 간이 0.5~1Kg까지 커지고(붓고) 맛이 좋아진단다. 세계 곳곳에는 공감 못할 음식이 있다. 나는 ‘그것을 먹지 말라.’ 윽박지르거나 비난하지 않는다.

 

왕년의 배우 브리지트 바르도의 ‘한국의 개고기’ 비난을 접하며 저 황당한 우월감이 실은 일본 중국을 향한 열등의식일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바르도의 깃발에 와글거리는 유럽인들의 타문화에 대한 폭력적 태도, 그들에게 (저를 볼) 거울을 쥐어줘야 한다. 스테이크는 왜 먹지?

 

고대 동아시아, 황하(黃河) 유역에서 문명의 새벽을 짓던 이들은 그림으로 제 뜻을 펼 문자를 만들었다. 한자가 된 갑골문(甲骨文)이다. 자연(自然) 당연(當然)에서 보는 然은 어떤 그림인가? 고기 육(⺼, 肉) 개 견(犬) 불 화(灬, 火)의 합체다. 동이겨레도 저기서 함께 살았다.

 

불에 구운 개의 고기가 ‘그러하다’가 됐다. 자연스럽고, 당연한가? 어떤 조화가 이런 인문학적 화학을 빚었지? ‘개불고기는 맛있어, 그렇지.’하는 생각이 그런 뜻을 빚었다고 스승인 문자학자 故 진태하 선생은 설명했다. 이의나 이론 있으면 알려 주시게나.

 

문화의 존재형태 중 하나가 그림이 바탕(象形 상형)인 표의문자(表意文字)다. 알타미라 동굴 벽화의 소 사냥 그림도 당시 어떤 뜻(이미지)의 도구였겠으나 후세에 전승(傳承)되지는 않았다. 고대 이집트 상형문자의 상징체계도 중요한 문화도구였다. 그러나 그 생명은 사라졌다.

 

3500여 년 전부터의 생활의 전통이 의외의 증거에 담겨있었던 것이다. 어제(과거)는 이제(오늘)에 반영된다. 하제(내일)로 전해진다. 우리 중에 바르도는 알면서 황하문명의 문명담론은 들어본 적 없는 이들도 있다. 이런 이슈 떠오를 때마다 미소 짓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