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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 개봉영화] 세상을 바꾼 불꽃, 애니로 재탄생…‘태일이’

 

태일이

장르 : 애니메이션

감독 : 홍준표

출연 : 장동윤, 염혜란, 진선규

 

‘태일이’는 1970년대 평화시장을 배경으로, 부당한 노동환경에 맞서 싸웠던 청년 ‘전태일’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 우리는 기계가 아니다!” 평화시장에서 재단사 보조로 일하는 태일이는 언젠가 정식 재단사가 돼, 가족의 생계를 꾸리고 동생들 공부도 시키는 것을 꿈꿨다. 그러나 열심히 일해 재단사가 된 태일이 눈에 비친 현실은 창문 하나 없는 공간에서 일하며 피를 토하는 어린 여공들의 모습이다. 동료를 위하는 행동은 해고 통보로 돌아왔고, ‘근로기준법’은 있지만 지켜지지 않는 현실에 스물두 살 청년 태일이는 스스로 희망의 불꽃이 되기를 결심한다.

 

 

그동안 전태일을 다룬 영화, 소설, 만화 등이 있었지만 애니메이션은 ‘태일이’가 처음이다. 2011년 ‘마당을 나온 암탉’으로 한국 애니메이션의 가능성을 입증한 명필름과 전태일재단, 홍준표 감독의 스튜디오루머가 함께 했다. 홍 감독은 “애니메이션이 가진 힘이 있다’며, ‘무거운 소재의 이야기라 할지라도 조금 더 쉽게 받아들일 수 있게 한다”고 말했다.

 

영화는 관객에게 친숙하게 다가가기 위해 제목도 ‘태일이’로 정했다. 주인공 태일이를 비롯해 어머니 이소선 여사, 아버지, 공장 노동자들의 모습도 실제 특징과 함께 친근한 느낌을 더해 몰입감을 주었다. 배우 캐스팅이 확정된 후에 배우들의 실제 이미지를 녹여 캐릭터와의 싱크로율을 높였다.

 

 

또한 공간과 배경을 최대한 실제와 동일하게 구현하기 위해 노력했다. 기획단계를 제외하고 프로덕션과 미술, 배경파트 1년, 애니메이션 파트만 1년 반 이상의 기간 동안 작업했다. 실화를 바탕으로 하는 만큼 실제 존재했거나 지금도 판매 중인 상품들이 곳곳에 등장한다. 관객들이 당시 제품과 현재 제품의 패키지 디자인 등을 비교하며 볼 수 있도록 소품 하나하나 완벽한 시대 구현을 위해 신경 썼다. 서정적인 골목의 풍경, 가난한 가정집의 모습 등 실사에서는 구현하기 힘든 영상미도 담았다.

 

특히 ‘빛’을 적극 활용했다. 작업자가 원하는 대로 빛을 넣고 뺄 수 있는 애니메이션만의 강점으로, 캐릭터의 감정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색감을 강조했다. 태일이가 일했던 평화시장 한미사의 경우, 섬유들로 인해 부유하는 먼지들을 뿌연 빛으로 포착했다. 또 태일이가 가족들과 보내는 공간, 태일이의 출퇴근길, 삼동친목회 회원들과 시위를 도모하는 카페 등 태일이 주변을 비추는 작은 빛들로 희망과 용기를 표현했다.

 

 

‘태일이’는 시민참여형으로 제작돼, 엔딩 크레딧만 9분가량 된다. 제작비 마련을 위한 크라우드 펀딩에서 1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모금에 참여했고, 정치계‧노동계‧문화계 인사들은 릴레이 응원 영상으로 모금 참여를 독려했다. ‘태일이 친구들’이란 이름으로 사회 각계각층에서 서포터즈를 자처해, 소액투자 및 홍보를 도왔다.

 

50년 전 불꽃이 되어 사라졌던 태일이는 2021년 많은 사람들의 응원 속에 돌아왔다.

 

[ 경기신문 = 정경아 수습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