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끼에 1천400원 짜리 식사를 제공하고, 12시간 가까이 근무를 시킨다면 이는 지나친 일일까, 있을 수 있는 일일까. 분명 실제로 있는 일이니까 한쪽은 있을 수 있는 일이라 할 것이고, 다른 한쪽은 해도 너무한 일이라 할 것이다. 이 수수께끼 같은 문답은 다름아닌 의무경찰의 영세한 식비와 보급품 실태, 상식밖의 근무 형편을 두고 하는 말이다.
의경은 전투경찰대 설치법 시행령(제2조 제1항)과 병역법(제24조)에 근거해 2년 동안 군복무를 대신하면서 시위 진압, 교통 단속, 방범 순찰, 사이버 범죄 수사 등 다양한 일을 도맡아 하고 있다. 한마디로 경찰이 담당하는 업무 가운데 가장 힘들고 위협을 느끼는 일을 소화하고 있는 셈이다.
특히 민주화 이후 급증한 과격 시위 진압은 거의 의경이 전담하고 있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집시법 개정으로 경찰의 방어 수단이 강화되었다고는 하지만 법보다 앞서는 것이 폭력과 쇠파이프 등의 흉기 사용이다 보니까 의경들은 다치기 일쑤이고 때론 치명상을 입어 순직하는 경우도 있다.
의경의 고역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영내에서 일어나는 잡역(雜役)을 감당하다보면 하루 12시간 가까운 격무는 예사이고, 상대적으로 수면시간은 짧을 수밖에 없다. 의경이 아니더라도 인간은 균형 잡힌 식사를 하고 적당히 일한 뒤 충분한 수면을 취하고서야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은 두말 할 필요가 없다. 보급품 지급도 열악하다. 근무복과 근무화 등의 보급품은 입대할 때 한번 지급되고 나면 제대할 때까지 2년 동안 추가 지급이 없기 때문에 선배들이 남기고 간 헌 근무복과 근무화를 입고 신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니 기가 막힌다.
경찰청 관계자의 말은 상·하급 기관을 막론하고 예산 부족을 이유로 내세우고 있다. 예산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의경의 처우 개선은 어렵다는 뜻이다.
물론 정부와 경찰청에도 고충은 있을 것이다. 그러나 예산 부족은 정부나 경찰청 자체의 문제이지, 국가 질서와 국민의 안전을 위해 최일선에서 노고를 아끼지 않는 의경이 누려야할 정당한 권리와는 별개의 문제이다. 의경과 현역병과의 차별도 개선할 과제다. 방법이 다를 뿐 병역 의무를 수행하기는 크게 다를 바가 없기 때문이다. 아무튼 의경의 처우 개선은 더 이상 미룰 일이 아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