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Pet)과 경제(Economy)가 합쳐진 ‘펫코노미(Petconomy)’ 시장은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고 1인 가구가 증가하면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반려동물 시장 규모는 지난해 말 3조4000억원에서 오는 2027년 6조원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그러나 빠른 반려동물 시장의 성장에 비해 오프라인 유통구조는 몇년 전까지만 해도 종이 계산서를 사용하고 도매상마다 주먹구구식으로 이뤄지는 등 낙후된 경우가 많았다. 화성에 있는 풀필먼트센터에서 만난 김봉준 대표는 펫용품을 체계적이고 빠르게 구매할 수 있는 도매 플랫폼 ’정글북‘으로 오프라인 사업자들이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했다.
Q. 반려동물용품 도매 플랫폼을 ‘정글북’을 런칭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반려동물 업계에서 2006년부터 약 10여년간 ‘강아지대통령’을 시작으로 B2C 커머스영역에서 주로 활동을 해왔다. 10년 전과 후로 봤을 때 B2C영역은 많은 변화와 발전이 있었는데 B2B 유통영역은 발전이 없는 폐쇄적인 영역이었다”
수요자(펫샵 등)와 공급자(반려동물 용품업체) 간 연결이 되지를 않으니 양쪽 모두 힘들어하는 상황이었는데, 디지털 트렌스포메이션을 해서 온라인커머스 도매몰을 만들고자 했다. 정보와 데이터를 가지고 사업주분들에게 힘이되는 플랫폼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전국 8000여개에 달하는 반려동물가게들은 일부 프랜차이즈를 제외하면 대부분 영세한 개인사업자다. 수백 개가 넘는 공급사들을 만나볼 수도 없는 노릇인 데다 지역마다 일부 대리점들이 물건을 납품하다 보니 다양한 물건을 만나보기도 쉽지 않았다.
심지어 유통구조가 폐쇄적이다 보니 매장마다 공급가나 상품정보 등이 다르고 주먹구구식으로 유통되어 신규 사업자들은 입점이 쉽지 않았다. 공급사들도 신제품이 나올 때마다 영세한 반려동물가게들을 하나하나 다 찾아다니면서 영업할 수 없다 보니 어려움을 겪었다.
김봉준 대표는 “수요와 공급 모두가 비효율적이라는 판단이 들었다. 각 공급사의 신규제품, 행사 등 최대한 많은 상품을 유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Q. 정글북의 원스톱 풀필먼트 서비스는 이러한 기존의 문제를 어떻게 해결했나.
“상품들의 각 공급사를 일일이 찾아보지 않아도 정글북에서 상품정보를 확인하고 한꺼번에 구매할 수 있고, 필요한 상품이 없을 때 의뢰하면 상품을 찾아 구매를 돕는다. 소매점주들이 기존에는 일정한 물량을 구매해야만 했지만 정글북에서는 낱개 1개까지도 구매 가능하다.
반려동물 용품을 판매하는 공급자 역시 정글북에 입고시키면 전국을 다니며 영업활동을 하지 않아도 수많은 가게 주들에게 홍보하고 거래할 수 있다. 이 모든 프로세스가 경기도 화성 소재의 풀필먼트센터에서 구매부터 배송까지 원스톱으로 해결 가능하다”
온라인에서는 박리다매로 많은 상품을 판매하다보니 가격 경쟁력에서 이기기가 어렵다. 김봉준 대표는 정글북과 더불어 펫투비도 운영중이지만, 소매점주들의 경쟁력을 높여줄 오프라인 전용 상품들은 오직 정글북에서만 만나볼 수 있도록 했다.
꼼꼼하게 품질을 검수해 판매하는 것은 물론이고, 판매하기 쉽도록 상품마다 유통 바코드를 입력하는 디테일을 더했다. 이러한 노력으로 고작 100평에 불과하던 풀필먼트센터는 1100평까지 증가했고, 정글북은 소매점주들을 위해 신경 써주는 업체이자 함께 갈 수 있는 동반 파트너로 성장했다.
Q. 대부분 시장이 온라인 위주로 바뀌고 있는 상황에서, 오프라인 펫샵이나 동물병원이 가지는 경쟁력이 있을까.
“반려동물 업계에서는 오프라인 영역만이 가질 수 있는 차별성이 있다. 동물병원에서 진료를 본다거나, 펫샵에서 미용을 하는 행위가 계속 이뤄지기 때문이다. 직접 만지고 필요할 때 구매하기도 하는 만큼 오프라인 매장에 방문할 수밖에 없다. 다만 이런 오프라인 매장들이 가지는 차별화된 서비스는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정글북은 현재 반려동물 업계에서는 드물게 용품 판매와 피드백에 대한 구체적인 데이터를 갖추고 있다. 김봉준 대표는 소매점주들이 더 편리하게 상품을 발주하고, 필요한 상품군이 무엇인지 분석할 수 있도록 보다 고도화된 시스템을 개발할 계획이다.
“도심은 소형견들이 많다보니 작은 상품들이 잘 팔리고, 외곽지역은 대형견의 비중이 높다. 지역마다 똑같은 상품이라도 판매량이 다르다 보니 이런 DB를 공급해나갈 수 있다”
Q. 앞으로 ’정글북‘을 어떻게 성장시키고자 하는지 궁금하다.
“앞으로 정글북은 국내 최대 B2B도매플랫폼으써 수요자와 공급자들에게 없어서는 안 될 파트너로 성장하고 싶다. 또 글로벌 반려동물 유통시장에서도 진출할 수 있는 기업으로도 나아가고자 한다. 유통망이 커지고 일종의 해외 반려동물 업체와도 교류하며 ‘실크로드’를 쌓으면 아마존처럼 국내 시장의 상품들을 각국에 글로벌 판매할 수 있고 해외 제품들을 들여올 수도 있지 않을까. 국내 시장을 넘어서 반려동물 시장의 ‘아마존’이 되고자 한다”
[ 경기신문 = 오재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