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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단일화, ‘제왕적 대통령’ 개선 출발점 삼자

대통령‧정당 리스크’ 줄이는 시스템 구축해야

  • 등록 2022.01.04 06:00:00
  • 13면

새해 잇따라 나온 대부분의 여론조사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를 앞서고 있다. 그럼에도 판세를 예측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관측들이 많다. 대선이 60여 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여야 주요 후보 누구도 40%를 넘어 50%대에 접근하는 확실한 우위를 점하지 못하고 있다.

 

반면에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는 윤 후보가 하락‧주춤하는 사이 지지율이 10% 안팎까지 오르는 조사가 나오고 있다. 또 정의당 심상정 후보도 3~5% 수준의 지지를 유지하고 있다. 지지 후보를 바꾼다거나 지지 후보를 결정하지 못한 적지않은 유동층을 감안하면 이번 대선은 마지막 순간까지 예측불허의 상황으로 전개될 가능성도 엿보인다.

 

지난해부터 이어온 대선정국은 정책대결이 거의 실종된 채 네거티브 공방 중심으로 흘러왔다. 그래서 이번 대선은 투표율이 낮아질 것이라는 안타까운 전망도 있다. 국민들은 이제라도 토론회 확대 등을 통해 비호감 선거전을 최소화하고 미래로 가는 싸움에 나서 주길 바라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기대마저도 물거품이 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자력으로 승세를 굳히기가 어렵다고 판단한 여야가 정가의 보도인 짝짓기를 다시 꺼내 들고 있기 때문이다.

 

안철수 심상정 김동연 등 제3지대 후보들에 대한 주요 정당의 구애가 본격화되고 있다. 안 후보가 지지율 상승을 보이자 수면 아래에 있던 ‘윤-안 단일화론’이 국민의힘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 민주당도 송영길 대표가 “문재인 대통령 및 친문과 감정의 골이 깊을 뿐 이재명 후보와 연대는 가능하다”며 ‘이-안 연대론’을 띄웠다.

 

정치권이 세를 넓히려 얼마든지 힘을 합칠 수 있다. 그러나 우리 정치의 고질적 병폐는 선거를 코앞에 두고 이 같은 정치공학이 정책대결 등 자질검증을 블랙홀처럼 앗아간다는 점이다.

 

2012년 대선에서도 문재인-안철수 후보 단일화가 후보등록 직전까지 가는 대파행을 빚었다. 이번 20대 대선도 자칫 18대 대선 양상이 재연되지 않을까 걱정이 앞선다. 그러나 후보간 연대나 단일화가 불가피하다면 이번 기회에 잘 기획된 세력연합이 이뤄졌으면 한다. 세가 합치려면 무엇보다 힘의 배분이 대전제가 된다.

 

우리나라는 제왕적 대통령제에 대한 개선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많았다. 당장은 개헌이 어렵다. 그렇다면 그 테두리안에서 총리의 권한이 행사되고 국회의원이 장관을 겸직하는 헌법상 내각제적 요소를 최대한 충실히 활용할 필요가 있다. 시각에 따라 차이는 있겠지만 1998년 출범한 김대중 정부는 ‘DJP(김대중‧김종필) 공동정부’를 합의 정신에 따라 상당 수준 실천했다.

 

이번 대선은 어느 쪽이 이기든 이후가 더 문제다. 도덕적‧사법적 리스크를 포함한 리더십 자질론의 파고를 넘어야 한다. 이제 특정 정당이나 지도자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위험을 분산해 안정적인 국정운영이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 권력을 독점‧향유하겠다는 발상도 버려야 한다.

 

청와대-내각, 국회-정부, 여-야가 상호 ‘체크와 균형’이 이뤄지는 공존형 시스템을 만들자. 연대‧단일화 논의가 대한민국의 대통령제와 국정운영의 새로운 미래를 여는 출발점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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