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2년 임인년(任寅年) 새해가 밝았다. 올해는 지혜와 의리, 용맹의 상징인 흑호(黑虎)의 해다.
우리에게 의미가 크다. 60년 전인 1962년 중소기업중앙회가 설립돼 올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은 새로운 100년을 꿈꾸고 있고, 경제개발 5개년계획도 수립돼 대한민국 산업화의 첫 걸음을 떼었다. 그 때를 기점으로 대한민국은 비약적으로 성장해 지난해 세계 10위 경제규모, 8위 무역대국으로 발전했다
호랑이 해에 우리가 극복해야 할 과제는 산적해 있다. 코로나19는 글로벌 공급망을 훼손시켜 원자재 가격과 물류비를 폭등시켰다. 또 일상으로의 회복을 지체시켜 중소기업·소상공인의 어려움을 더했다. 인천은 코로나19로 지역 경제성장률(2020년)이 마이너스 7.3%로 나타나는 등 피해가 있었다. 하지만 ‘궁즉통(窮則通)’이란 말처럼 어려움이 위기극복과 성공의 발판이 될 수 있다.
코로나19를 우리 경제가 비약할 수 있는 계기로 삼는 지혜가 필요하다. 코로나 19는 생존을 화두로 던지며 ‘브이노믹스’라는 새로운 경제환경을 가져왔다.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은 이러한 변화에 맞추어 창의와 혁신을 이끌고, 많은 일자리를 창출하는 건실한 지역경제를 만들어야 한다. 이 일에 최초(最初), 최고(最古)의 수식어를 갖고 있는 인천지역 기업인들이 선도적인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이를 위해 새해에는 중소기업·소상공인의 성장사다리를 구축해야 한다. 대·중소기업 간 불공정 거래관행을 개선해야 하고 중소기업이 적정 이익을 확보하도록 납품단가연동제도 도입해야 한다. 인천지역 동반성장 환경이 조성되도록 인천지자체의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시책도 마련해야 할 것이다.
고용과 노동의 균형있는 정책이 있어야 하겠다. 인천에는 15개 산업단지에 1만 2000개의 중소기업이 17만 명의 근로자를 고용하며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하지만 중소기업의 경영환경을 고려하지 않는 고용과 노동정책은 경쟁력 약화를 초래했다.
중소기업이 경제활력의 주체가 되도록 최저임금을 중소기업의 지불능력을 반영해 결정하고 주 52시간제도 탄력적으로 운영해야 한다. 기업인 처벌만 지나치게 강조하고 추상적인 법 규정으로 법 해석의 모호성이 있는 중대재해법도 보완이 있어야 한다.
기업의 영속성 보장을 통한 일자리 창출을 위해 장수기업 육성 정책이 절실하다. 1960~70년대 산업화를 선도한 인천지역 CEO들의 고령화 문제는 이제 더 이상 ‘강 건너 불구경’의 상황이 아니다. 인천에서 기업승계가 활성화되고 인천형 장수기업이 많이 나오도록 인천 중소기업 기업승계 지원센터도 설립하고 관련 조례제정도 시급히 이뤄져야 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중소기업협동조합 육성·지원을 통해 관련 산업의 발전을 이끌어야 한다. 중소기업협동조합은 기업 간 네트워크의 핵심이다. 인천에는 2500여 개의 회원업체를 둔 37개의 중소기업협동조합이 있다. 이들 중소기업협동조합의 혁신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협업을 촉진해야 한다. 인천시의 중소기업협동조합 3개년 계획 수립과 인천 기초지자체의 조례 제정이 시급히 이뤄져야 한다.
2022년 사자성어로 688만명 중소기업인과 소상공인은 ‘중력이산(衆力移山)’을 선정했다. 많은 사람이 힘을 합하면 산도 옮길 수 있다는 뜻이다. 혼자 가면 빨리 갈 수 있지만 함께 하면 멀리 갈 수 있다는 사실을 중소기업인들은 잘 알고 있다.
새해에는 대통령 선거와 지자체 선거가 실시되고 대한민국과 인천이 새롭게 출발하는 한 해다. 정부·지자체, 중소기업·소상공인이 원팀이 돼 코로나19, 양극화, 불공정·불균형 등 모든 어려움을 극복하고 산 정상에서 호랑이처럼 포효하는 2022년이 되기를 기원한다./ 이순종·인천중소기업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