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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의 달리는 열차 위에서] 안전한 대한민국, 평화로운 한반도 만들기

  • 최영
  • 등록 2022.01.14 06:00:00
  • 13면

 

새해 벽두부터 죽음의 행렬이 이어진다. 평택에서 화마가 세명의 소방관들을 삼키더니 광주에선 6명의 노동자들이 무너진 콘크리트 철근 속에 아직도 묻혀있다. 희생자 가족들의 절규와 눈물이 뉴스 화면을 떠나지 못한다. 지난 1년 동안 828명의 노동자가 산업현장에서 쓰러졌다. 빌딩은 높아져가고 도시는 화려해졌다. 이를 위해 노동자들은 자신의 몸을 갈아 넣었다. 얼마나 더 많은 사람들이 피눈물을 흘려야 노동자들이 안전하게 귀가할 수 있을까? 밥 딜런의 노래 가사처럼 바람만이 답을 알고 있을까?  

 

끔찍한 사고가 이어지자 주 52시간제 때문이라고 얼빠진 소리를 하는 언론도 있다. 줄어든 작업시간에 공기를 맞추려 무리를 하다 보니 사고가 난다는데.. 그럼 주 120시간이라도 굴려야 사고가 줄어들까? 툭하면 사고의 원인을 노동자의 부주의나 시간 부족 탓으로 돌리고, 경영이 어려우면 최저임금 인상 탓으로 돌리는 버릇! 자본의 천박한 넋두리이겠지만 사회에는 사악하기 그지없다.

 

저임금 장시간노동이 이어질수록 현장의 생산성이나 안전시스템은 나아지지 않는다. 인력을 투입하는 것이 가장 싸게 먹히기 때문이다. 사고가 발생하면 기업에 엄중한 책임이 뒤따른다는 법칙, 안전을 지키는 것이 가장 경제적이란 인식이 경영원칙으로 자리 잡아야 비로소 죽음의 행렬이 듬성해질 것이다. 그래서 난 주 52시간제 폐지, 최저임금 폐지를 말했던 윤석열 후보의 머릿속이 무섭다. 

 

어찌 보면 산업재해는 심각하긴 해도 사회 전체를 통째로 벼랑으로 몰지는 않는다. 오히려 대한민국을 더 큰 위험에 빠뜨리는 것은 한반도평화에 대한 무지와 몰상식이다. 북한이 미사일 시험발사를 감행하자 윤석열 후보는 “킬체인(Kill-Chain)이라는 선제 타격밖에 방법이 없다”고 주장했다.

 

국민들의 안전과 생명을 지켜야 할 대통령 후보의 발언이라기엔 믿을 수 없을 지경이다. 때마침 신세계그룹의 정용진 부회장이 SNS에 ‘멸공’을 부르짖으며 멸치와 콩 사진을 올리자 여기에도 재깍 화답했다. 이름하여 ‘멸공챌린지’에 불을 붙인 것이다. 매카시선풍도 아니고 2022년의 대한민국에 멸공챌린지라니.. 그것도 ‘과체중’과 ‘부동시’라는 해괴한 이유로 징집조차 빠졌던 재벌과 대통령 후보가 주거니 받거니 멸공과 선제타격을 부르짖고 있으니 이런 목불인견의 코미디가 또 있을까? 과거 선거 앞두고 북한에 총질해달라고 부탁했던 정당의 후예라는 사실을 잠시 깜빡했다.

 

산업현장의 안전원칙이 지켜지지 않을 때 우리는 많은 것을 잃었다. 성수대교가 끊기고 삼풍백화점이 무너지고 급기야 세월호의 아이들이 가라앉았다. 그 안타까운 희생 위에 조금씩 새로운 대한민국이 만들어진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이런 눈물바다 위에 쌓아 올린 대한민국의 안전도 평화를 지켜내지 못한다면 공염불이다. 명색이 독립된 나라가 전시작전권조차 없이 70년 동안 종전선언조차 만들어내지 못하는 마당에 통수권자가 평화에 대한 굳은 의지조차 없다면 그것은 끔찍한 재앙이다. 그래서 나는 다짐했다. 선거도 잘해야 하겠지만 당장 평화를 지키기 위한 노력에 동참하기로.. 나는 앞으로 이런 코미디를 만든 관종재벌에게 작은 이윤도 보태주지 않겠다. 이마트를 운영하는 신세계그룹 영업이익의 과반을 스타벅스가 벌어들인단다. 내 집 바로 앞에 스타벅스가 있지만 나는 작은 동네 커피숍을 이용할 것이다. 안전한 대한민국, 평화로운 한반도를 만들고 싶은 나의 소박한 마음이다. 뭐라도 해야 하지 않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