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는 “우리 사회가 고도성장의 기회를 누리는 동안 공정성 문제를 외면해 양극화가 심해졌다”며 “이로 인해 기회가 부족해진 지금 청년 세대들이 그 피해를 통째로 끌어안고 있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23일 오전 수원역 광장에서 매타버스(매주 타는 민생버스) 일정으로 진행한 즉석연설에서 “더 공정한 사회, 성장하는 사회를 만들고 기회를 늘려 협력적 경쟁이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며 이 같이 밝혔다.
이 후보는 “경쟁이 격렬하다 보니 경쟁에서 지면 죽는다. 둥지에서 떨어지면 다시 못 살아온다고 생각한다”며 “이 처절한 마음 때문에 서로를 갈라 누군가를 둥지 밖으로 밀어내려 싸우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남녀가 싸우는 것이 아닌 서로 사귀고, 살림도 차리고, 아이도 낳고 행복하게 살게 해줘야 한다”며 “한쪽 편만 들어 갈등을 유발하고 분열시켜 증오하게 만들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의 이 같은 발언은 불공정‧양극화 심화를 통한 청년층 피해를 부각시키는 동시에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적임자라는 것을 내세워 2030 지지층 결집을 호소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이날 오전 의왕시 포일 어울림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 후보는 “청년들의 내 집 마련 꿈을 실현시켜주겠다”며 “기성 세대의 책임으로 어려운 처지에 처한 청년들을 위한 신규 공급을 대폭 확대하고 공급 물량의 30%를 무주택 청년들에게 우선 배정하겠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이날 수원 연설에서 상대인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를 겨냥한 발언을 내놓기도 했다.
그는 “(임기) 5년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할 일이 태산 같이 많은데 남의 뒤를 캐고 평소 미웠던 사람 수사해서 없는 죄 만들어 뒤집어씌우고 하는 과거로 돌아가서는 안된다”고 재차 강조했다.
앞서 지난 22일 서울 석촌호수에서 이 후보는 “검찰 공화국의 공포는 그냥 지나가는 바람 소리가 아닌 우리 눈앞에 닥친 일”이라며 “이번에 제가 지면 없는 죄를 만들어 감옥에 갈 것 같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윤 후보의 북한 선제타격 발언과 추가경정예산(추경) 증액 논의를 위한 긴급 회동을 거절한 것에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 후보는 “외부 침략과 재난, 질병으로 인한 위험으로부터 우리를 지키는 일이 바로 안보”라며 “우리의 생명과 안전을 놓고 정쟁의 대상으로 삼아 안보를 위협하면 안 된다. 그런데 안보를 가지고 장난치는 사람들이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명백한 대량 살상 공격이 임박했을 때 그 타깃을 공격하는 걸 군사 전술로 선제타격이라고 한다”면서 “정치 지도자가 멀쩡한 시기에 선제타격 이야기를 꺼내면 갈등이 격화되고 불신이 쌓이게 된다. 이는 국가 지도자가 해서는 안 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추경 증액 논의 회동을 거절한 윤 후보에 대해 이 후보는 “마트에 손님이 오면 말로는 들어오라고 하고 문을 쾅 닫아 못 들어오게 하는 걸 이중 플레이라고 한다”며 “말로는 35조 원 지원하자고 해놓고 뒤에다 불가능한 조건을 붙여 놨는데 다른 거 쓸 거 아껴서 35조 원을 지원하는 게 맞느냐”고 지적했다.

이 후보는 이날 연설을 마무리하며 ‘전국민 재난지원금 지급’을 관철하겠다는 의사도 내비쳤다.
이 후보는 “지원을 우리가 전 국민의 이름으로 하도록 해야 되겠는데 진심으로 지원을 제대로 한 사람이 누구냐”라며 “저는 한 번도 말을 어긴 일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저는 약속을 지키려 노력했고, 이번 재난에서도 가장 선도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뛰었다”며 “코로나 초기 당시 신천지에서 감염이 확산할 때 직접 가서 명부조사하고 이만희 회장도 검사를 받게 한 것이 누구냐”라며 자신의 정치적 추진력을 강조했다.
이 후보는 그러면서 “국가 권력을 맡겼으면 국민을 위해 권력을 행사해야 하는데 자신의 이익을 위해 권력을 행사하면 되겠냐”라며 “(저는) 주어진 권력을 통해 국민의 삶을 개선하고 우리나라가 더 앞으로 나아가고 더 안전하고 평화롭게 만드는데 사용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 후보는 23일부터 27일까지 4박5일간 매타버스를 타고 경기지역 31개 시군을 돌며 경기도 관련 공약을 발표하고 도지사로서 얻은 성과를 알릴 계획이다.
23일 수원·오산·평택·안성·화성 등을 방문한 데 이어 24일부터 용인·성남·의정부·고양·안양·시흥·광명·부천 등을 방문할 예정이다.
[ 경기신문 = 김혜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