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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묵의 미디어깨기] 정치적 갈등의 비용

 

지난해 7월 예비후보 등록 후 8개월 이상 이어졌던 20대 대선 캠페인이 끝났다. 불과 24만여 표(득표율 0.73%)라는 역대 최소 표차로 승패가 갈렸다. 이재명 후보는 유권자 1614만 7738명의 지지를 받아(47.83%) 역대 민주당 후보 중 최다 표를 얻었지만 낙선했다.

 

정권교체론이 먹혔다거나 부동산 민심이 폭발했다. 혹은 욕망이 양심을 이겼다거나 조중동 등 주류미디어와 강남 부동산벨트가 승리했다는 등 어떤 결과론을 들이대도 다 그럴듯해 보인다. ‘깻잎 한 장 차이’의 초박빙 선거였기 때문이다. 다른 면에서 20대 대선에서는 세대와 성별, 지역과 계층간의 투표성향이 극명하게 엇갈렸다. 영호남의 표심은 논외로 한다고 해도 2030여성과 4050세대는 이후보에게 몰표를 주었고 2030남성과 60대 이상은 윤후보에게 쏠렸다.

 

주류 미디어들은 20대 대선을 애초부터 ‘비호감 선거’로 규정하고 후보자와 가족의 사생활과 관련한 선정주의적 보도로 일관하며 ‘비호감 원인 제공’에 앞장섰다. 윤후보 진영은 선거운동기간 내내 문재인정부를 공격하면서 극단적 갈라치기식 언행과 ‘혐오표현’을 마다하지 않았다. ‘여성가족부 폐지’ ‘노동조합은 미래 약탈세력’ ‘이주노동자는 숟가락만 얹고 있다’ ‘전두환이 정치 잘했다’ 등이 대표적이다.

 

조중동과 종편, 주요 지상파방송, 네이버와 다음 등 주류 미디어는 노골적으로 윤후보를 지지성향을 드러냈다. 이후보 진영은 카톡이나 페이스북 등 SNS와 1인미디어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 대포와 소총의 대결처럼 보였다. 결과적으로 주류미디어는 선정주의 보도와 편파·경마보도 등으로 흥행성공과 대선승리를 동시에 거머쥐었다.

 

“초박빙 대통령, 통합 큰 숙제 앞에서다” 3월 10일자 한 조간신문의 1면 머리기사다. 마감 시간까지 결과가 나오지 않은 상황과 양극화된 민심을 동시에 담은 표현이다. 정치적 양극화는 엄청난 사회적 갈등의 ‘화약고’다. 삼성경제연구소 등에 따르면 현재 한국은 연간 246조원 이상을 사회적 갈등비용으로 지불하고 있다. 1인당 GDP의 27%에 달한다.

 

사람이 사는 세상에서 갈등은 불가피하다. 언론의 존재이유는 사회 갈등을 중재, 조정하는 데 있다. 주류 언론이 온갖 갈등을 조장하는 한 조용할 날이 없고 우리는 엄청난 육체적, 정신적 비용을 지불하며 살아갈 수밖에 없다. 이재명 후보는 3월 8일 저녁 홍대앞 광장무대 마지막 유세를 이렇게 마무리한 바 있다. “선거가 끝나면 어떤 결과가 나오더라도 우리 모두가 손잡고 합심하여 통합과 미래로 나아가야 한다.”

 

윤후보는 검찰의 총수 출신으로 주류미디어의 전폭적 지지에 힘입어 집권했다. 향후 윤정권이 사회적 갈등을 최소화하고 집권 정당성을 확보할 수 있는 기본 조건은 다음 두 가지다. 검찰이 살아있는 권력을 가차 없이 수사하는가? 주류 언론이 집권세력을 무한 감시하고 비판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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