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글 살리기에 평생을 바쳤던 아동문학가 이오덕(1925-2003)씨가 죽음을 목전에 두고 쓴 유고시 3편 등 미발표시 12편이 반연간 시전문지 '시경'(박이정刊) 하반기호에 공개됐다.
이번에 공개된 작품 가운데 '노아의 방주' '내 어릴 적 동무들' '빛과 노래'는 지난해 8월 25일 작고한 이씨가 세상을 떠나기 불과 일주일여 앞두고 병상에서 쓴 작품들이다.
"한 달 동안 병원에서/밤낮 노래를 들었다./며칠 뒤에는 고든박골 병실로 옮겨/햇빛 환한 침대에 누워/새소리 바람소리 벌레소리를 듣는다./아, 내가 멀지 않아 돌아갈 내 본향/아버지 어머니가 기다리는 곳/내 어릴 적 동무들 자라나서 사귄 벗들/모두모두 기다리는 그곳/빛과 노래 가득한 그곳,/그러고 보니 나는 벌써/그곳에 와 있는 것 아닌가/그곳에 반쯤 온 것 아닌가/나는 가네 빛을 보고 노래에 실려"('빛과노래' 전문).
2003년 8월 19일 아침에 쓴 이 시에는 삶과 죽음의 경계를 넘으려는 시인의 마음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8월 18일 아침에 쓴 '내 어릴 적 동무들'에서도 "내 어릴 적 동무들/모두가 먼저 가 버렸네/눈감으면 그 얼굴 어째서 이렇게도 또렷할까/그 목소리 이렇게도 다시 살아날까"라면서 "그 동무들 반드시 나를 기다릴 것이다./내가 이승에서 살아온 동안 언제나 나를/도와주려고 하면서 기다렸을 것이다./빛과 노래 가득한 그곳에서"라고 눈앞에 닥친 죽음을 시로 적었다.
'노아의 방주'는 큰아들 정우씨 등에게 유언하듯 적어내려간 작품으로 8월 20일 새벽에 쓴 것으로 돼 있다.
이씨는 이 시에서 "지구는 암흑이다./그 착한 사람들/순한 산짐승처럼/살던 사람들/모두 다 죽고/외롭게 살다가 죽고/학살당하고/모조리 돈에 환장이 되어/다만 죽음의 기로만 달려가고 있다"면서 "그래서 정우야 부탁한다./앞으로 다가올 끔찍한 재난을/조금이라도 피하기 위해/노아의 방주를 만들어라"고 유언하고 있다.
쓴 날짜를 기록하지 않은 '얘들아, 너희들의 노래를 불러라'에서는 "그까짓 어른들의 노래, 알 수 없는 말/맛도 향기도 없고 신명도 안 나는 소리/더러는 엉터리 거짓도 있고/고약한 냄새 풍기는 것도 많아/듣기에 역겨워 귀를 막고 살았지./그래서 아이들의 노래만 부르면서/살아왔단다"고 진실과 순수성은 잃은 어른 작가들의 글을 비판했다.
홍일선 '시경' 편집주간은 "이번 유고시들은 원고지에 쓴 것이 아니라 광고 전단지의 뒷면 등에 쓴 것을 큰아들이 보관하고 있다가 공개한 것"이라며 "작품들은 우리말글 살리기와 환경파괴의 현실 등에 대한 평소의 생각을 유언하듯 곡진한 언어로 써내려갔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