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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정상 두 스타, 부산서 만났다

량차오웨이-이영애, 정감 어린 대화 나눠

아시아 정상의 두 스타가 아시아 영화의 새로운 메카인 부산에서 만났다.
8일 오후 부산 해운대 파라다이스 호텔 뒤뜰에 마련된 제9회 부산국제영화제의 오픈 토크 순서에는 개막작 '2046'으로 부산을 찾은 홍콩의 영화배우 량차오웨이(梁朝衛)와 개막식 사회를 본 새로운 한류(韓流) 스타 이영애가 참석했다.
영화전문기자 오동진의 사회로 진행된 대화에서 두 사람은 애정과 존경이 듬뿍 배어 있는 말투로 서로 호감을 표시했으며 적당한 작품이 있다면 당장이라도 함께 출연하고 싶다고 적극성을 보였다.
--서로 만난 소감을 말해달라.
▲량차오웨이=어제 저녁에 부산에 왔는데 처음은 아니다. 올 때마다 느끼는 건데 친근하고 푸근하다. 이영애 씨가 나오는 영화는 거의 다 봤다. 훌륭하고 신비감이 넘친다.
▲이영애=너무 좋다는 말밖에는 다른 표현이 생각나지 않는다.
--동반 캐스팅 제의를 받는다면.
▲량=최근 몇 년 동안 한국영화를 많이 보면서 출연하고 싶다는 생각을 늘 해왔다. 언어의 장벽이 문제가 되겠지만 가능성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닐 것이다. 좋은 소재가 있다면 욕심을 내보고 싶다.
▲이=량차오웨이 씨의 영화를 예전부터 무척 좋아했다. '화양연화' 같은 작품도 좋지만 '동사서독'이 정말 감명 깊었다. 이번에 부산에서 '2046'을 보며 언어의 장벽을 뛰어넘는 작품이라는 걸 느꼈다. 기회가 주어진다면 내게 분에 넘치는 영광이다.
--이영애 씨의 출연작 가운데 가장 인상깊게 본 작품은.
▲량='공동경비구역 JSA'를 꼽고 싶다.
이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사회자가 "혹시 그것 한 편만 본 것은 아닌가"라고 묻자 "'봄날은 간다'도 봤다"고 맞받았다.
--두 분은 '아시아 멜로영화'의 대표배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사랑관이 궁금하다.
▲량=나는 사랑에 대해 비관적이다. 음식에 비유하자면 김치 같아서, 막 담갔을 때는 신선하고 진한 맛이 우러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담담해지고 나중에는 익숙해져 먹는지 마는지 모르고 습관처럼 먹게 된다. 사랑도 김치처럼 첫 맛이 오래 가기 힘들다.
▲이=결론을 말하자면 나는 비관적이 아니다.
--어떻게 표정 하나로 사랑의 감정을 절묘하게 표현할 수 있는지 비결이 궁금하다.
▲량=배우 혼자 하는 것은 아니다. 영화의 줄거리와 감독의 연출력, 카메라 워크, 조명 등이 다 조화를 이뤄 인물의 감정을 드러내는 것이다.
▲이='2046'을 보면서 다시 한번 감탄했다. 11월 중순 '친절한 금자씨' 촬영을 앞두고 떨리고 두려운 마음이 앞서는데 량차오웨이 씨의 연기를 보고 용기를 얻고 많이 배웠다. 부산에 내려오기 정말 잘했다고 생각한다. 량차오웨이 씨게 감사드린다.
--량차오웨이 씨는 왕자웨이(王家衛) 감독의 분신과도 같은 배우로 불린다. 서로에게 어떤 존재인지 말해달라.
▲량=촬영 때 아니면 거의 만나지 않고 대화도 잘 나누지 않는다. 거리감을 두는 이유는 영화를 찍을 때 신선함을 유지하기 위해서다. 왕 감독은 신비로운 인물이다. 선글라스를 늘 끼고 있어 속마음을 짐작하기 어렵다. 내가 왕 감독에게 어떤 인물인지는 모르겠다.
--왕 감독의 연출 스타일이 홍상수 감독처럼 미리 시나리오를 주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배우 입장에서 짜증이 날 때는 없는가.
▲량=제작 방법의 차이일 뿐이다. 미리 시나리오를 주고 준비하게 하거나 촬영에 들어가서야 역할을 이해하게 만들거나 근본적인 차이는 없다. 왕 감독의 스타일을 대하면 처음에는 괜찮다가 1년이나 2년이 지나면 짜증이 나기도 한다.
--박찬욱 감독과 두 번째 영화를 찍게 됐는데 선택한 이유는.
▲이='대장금' 이후 내 연기에 새로운 빛깔을 입혀보고 싶었다. 시나리오와 감독이 강한 힘을 지니고 있어 도전해볼 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박 감독은 최근작 '쓰리, 몬스터'에서 여배우를 혹독하게 고생시킨 것으로 유명하다. 각오는 돼 있는가.
▲이=이곳에 와서 영화를 사랑하는 분들을 많이 만나면 주저하다가도 에너지를 얻는다. 이 분들을 실망시킬 수는 없지 않는가.
사회자가 "영화 내용을 조금이라도 말해줄 수 없느냐"고 간청하듯 질문하자 "금자씨가 친절한 영화"라고 간단히 잘라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부산과 아시아 영화 팬들을 위해 한 마디씩 해달라.
▲량=부산에 올 때마다 나를 응원해주는 목소리에 힘을 얻는다. 좋은 영화로 보답하겠다.
▲이='대장금'이 6일 일본에서 전파를 타기 시작했다는 말을 들었다. 최근 팬들을 만나러 대만에도 다녀왔다. 량차오웨이 씨는 만나보니 대단히 편안하다. 동료 배우를 떠나 인간적으로 정말 좋으신 분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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