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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김동연 ‘본격 민생행보’…일산서 1기 신도시 주민과 허심탄회 고충 나눠

‘1기 신도시 지역주민 간담회’…신도시 리모델링·재건축 요구 등 의견 청취
“집 없는 서러움 잘 알아…신도시 특별법·주민 의견 수렴 조화롭게 이룰 것”

 

“줄탁동시(啐啄同時)라는 사자성어처럼 알을 깰 때 새끼 새가 알 안쪽에서 쪼고 바깥에선 어미 새가 쪼아 같이 껍질을 깨듯이 거당적으로 국회를 통해 ‘신도시 특별법’을, 내부적으로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해 다양한 수요를 조화롭게 이룰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1일 오후 1시 ‘1기 신도시 지역주민 간담회’가 열리는 고양시 일산서구 한 건물 지하 회의실. 

 

김동연 더불어민주당 경기지사 후보가 30년 이상 된 1기 신도시 주민들의 고충을 허심탄회하게 듣고 해결책을 찾기 위해 마련된 이곳에는 간담회 시작 전부터 주민들의 발길로 북적였다.

 

간담회가 시작될 무렵 원탁회의 형태 좌석을 빼곡하게 메운 주민들 사이로 박정 경기도당 위원장과 이용우 국회의원(고양시정), 이재준 고양시장 등이 함께 자리했다. 

 

곧바로 등장한 김 후보는 착석해있던 주민들과 일일이 주먹 인사를 나눈 후 “주말임에도 많은 분들이 참여하신 것은 신도시 문제가 그만큼 심각하다는 반증”이라며 “주민들의 이야기를 많이 듣고 가겠다”고 말했다.

 

 

이날 가장 먼저 발언권을 얻은 한유진 문촌마을 16단지 리모델링 추진위원장이 마이크를 잡자 김 후보는 수첩을 꺼내들고 발언을 받아 적을 준비를 했다. 

 

한 위원장은 “신도시 리모델링 시범 단지로 선정됐을 때는 많은 기대가 있었지만 고양시가 아닌 경기도 주체로 진행되는 것을 보면서 너무 준비돼있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시범단지 타이틀만 주어졌을 뿐 용역도 마무리되지 않고 운영상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며 “언제까지 기다리기만 해야 하느냐”고 불만을 토로하자 김 후보는 공감하듯 고개를 끄덕였다. 

 

32년째 고양시에 살고 있다는 또 다른 주민 이광수 씨는 “그동안 역대 고양시장들이 무엇을 했는지 모르겠다”고 직격했다.

 

이 씨는 “고양시를 떠나고 싶지 않은데 그렇게 만들려면 교통이 잘 형성됐으면 좋겠고 업무단지가 많이 들어설 수 있어야 한다”며 “미래 지사님과 시장님 등이 큰 노력해주시면 좋겠다”고 김 후보를 향해 호소했다. 

 

요구사항을 빼곡하게 적어온 전재현 씨는 “90년대에 동시에 시범 입주된 1기 신도시처럼 노후 단지가 한꺼번에 나오는 사례가 없는 만큼 국가차원의 노력이 필요하다”며 “1기 신도시부터 개발을 선순환 시키면 후발 신도시에도 퍼지는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두동 강촌마을에 산다는 한 주민은 김 후보에게 재건축 약속을 요구했다. 주민은 “이재명 전 지사가 규제 완화 등 재건축을 약속했는데 김 후보도 그 약속을 이어갈 수 있겠느냐”며 “대곡역 주변도 업무 단지나 기업 유치 등 고른 성장할 수 있도록 신경 써 달라”고 당부했다. 

 

 

이날 참석한 주민들은 한 맺힌 마음을 쏟아냈다. 이에 김 후보는 “집 없는 서러움을 오래 겪었다. 집에 한이 맺힌 젊은 시절을 보냈다”며 “직장 생활을 하다 20대 중반에 전세로 대출을 끼고 집을 샀는데도 가족이 함께 비좁게 살았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현재 어머니가 1기 신도시인 평촌에 살고 계신다. 신도시 문제에 대해 누구보다 심각성을 잘 알고 있다”며 “도지사가 되면 어머니가 1기 신도시에 살고 있는 자식 된 생각으로 모범적인 새로운 도시로 탈바꿈하는 기반을 만들 생각”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부동산 문제나 또는 1기 신도시 문제는 정확한 이해 없이 수박 겉핥기식으로 듣기 좋은 말로만 포장해서 풀 수 있는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경제 정책 관료로서의 경험과 소신 일머리를 갖고 약속한 것은 반드시 지키겠다”고 강조했다. 

 

김 후보는 ‘1기 신도시 특별법’과 관련해서는 “법안이 발의돼있고 심의 과정에서 최대한 해결 방안을 찾겠다”며 “민주당은 170여 석을 가진 다수당으로서 절차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고 어려울 경우 패스트트랙으로 처리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날 김 후보 지원 사격에 나선 박정 위원장은 “김 후보는 경제부총리도 하셨고 경기도에서 오래 사셨다”며 “경기도 1기 신도시 문제부터 시작해 복지 문제나 교통 문제를 잘 이해하시는 분”이라고 설명했다. 

 

박 위원장은 “경기도는 단순히 주거뿐 아니라 도시 전반을 다시 디자인하는 것 등이 필요할 것”이라며 “김 후보를 잘 떠받쳐서 민주당과 경기도당이 함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 나갈 것이다. 대선에서 패배했기 때문에 꼭 해결하겠다”고 천명했다. 

 

한편 1기 신도시는 고양시 일산, 성남시 분당, 부천시 중동, 안양시 평촌, 군포시 산본 등 5개 도시로 1990년대 초에 건설됐다. 29만2000여 가구가 들어선 가운데 공동주택과 각종 기반시설 노후화로 주민들의 재건축, 리모델링 수요 등이 높은 상황이다. 

 

[ 경기신문 = 김혜진 기자·박이선 수습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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