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남시 분당 수내동 양지마을 한양아파트가 어린이날 100주년을 기념해 4일부터 22일까지 '어린이날 노래' 가사가 담긴 글빛 조명으로 아파트를 장식한다.
양지한양 1단지 입주자대표회가 지난 달에 개최한 '5월 가정의 달 글빛 공모전'에 30여 개의 주민 작품이 접수됐다. 아중 어린이날을 소재로 한 '오월은 푸르구나, 우린들은 자란다. 오월은 어린이달 우리들 세상'이 가장 많은 주민들에게 선택 받으며 최우수상으로 선정됐다. 우수상은 나태주 시인 '행복'에 나오는 '저녁 때 돌아갈 집이 있다는 건'이 차지했다.
서현동에 거주하는 40대 직장인은 "어렸을 때 어린이날에 불렀던 노래를 어른이 되어 예상하지 못한 장소에서 만나 더욱 반갑다"며 "수내동 학원가에서 공부하고 있는 아이와 집에 같이 가기 위해 기다리고 있는데 이따 만나면 어린이날 노래를 오랜만에 들려줄 생각이다"고 말했다.
매일 밤마다 아름다운 글로 양지한양 1단지를 장식하는 '글빛'은 아파트 단지 내 옛 테니스장에서 조명을 쏜다. 불과 2년 전만해도 이곳에서 글빛 조명은 엄두도 못 냈다. 입주민이 주인이어야 할 아파트 테니스장을 외지인들의 사설 테니스 동호회가 30년 가까이 독점적으로 점유했기 때문이다.
양지한양 주민들과 인근 아파트 단지들이 2020년부터 힘을 합쳐 노력한 결과, 빼앗겼던 테니스장 부지의 실질적 이용 권리를 주민 품으로 되찾아 왔다. 이를 기념해 양지한양 1단지 입대의는 올해 초 주민들과 함께 테니스장을 '양지한양주민운동장'으로 명명하고 현판을 달았다.
현재 양지한양주민운동장은 배드민턴, 풋살축구, 철봉, 평행봉 등 입주민이라면 누구나 쉽고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스포츠 인프라들로 재정비했다. 특히, 매년 봄과 가을에는 분당 최대 플리마켓 '수내동 돗자리마켓'이 열린다. 지난 4월 말에 진행한 '봄날 돗자리마켓'에는 약 1만명의 시민들이 다녀갔다.
양지한양 1단지 입주자대표회는 "어린이날 100주년을 축하하고 기념하는데 작은 보탬이 되었으면 좋겠다"며 "30년 넘게 시민에게 희망과 위로를 주는 '광화문글판'처럼 아파트 주민들의 참여로 만드는 '수내동 글빛 조명'이 분당을 문학의 도시로 인도하는 등대 역할을 해주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 경기신문 = 김대성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