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 지방선거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경기지사 후보들은 두 번째 TV토론에서도 막판까지 네거티브에만 주력하는 모습이었다. 

 

김동연 더불어민주당, 김은혜 국민의힘, 황순식 정의당, 강용석 무소속 경기지사 후보는 23일 서울 마포구 SBS스튜디오에서 열린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경기도지사 후보자 토론회’에서 법적 대응까지 예고하며 한층 더 격한 공방전을 벌였다. 

 

후보들의 네거티브 공방전은 강용석 후보가 김동연 후보에게 던진 발언으로 시작됐다. 

 

강 후보는 김 후보에게 “A라는 여자를 아느냐. 아주대 총장 시절 비서로 근무했다고 하는데 맞느냐”며 “총장 시절 A와 해외출장을 몇 번 다녀왔는지 기억나느냐”고 물었다. 

 

그러면서 “상하이에 같이 다녀온 걸로 나오는데 이런 사진 찍을 때 비서랑도 같이 찍느냐”며 “해외여행을 같이 간 것과 관련해 이사회에서 우려의 뜻을 전달한 적이 있느냐”고 꼬집었다.

 

그는 “A가 2018년에는 기재부 연구원으로 활동한 흔적이 있다. 기재부를 그만두고선 김 후보가 만든 한 시민단체로 직을 옮겼다”며 “김은혜 후보 KT 부정 청탁을 이야기하는데 김동연 후보는 성공한 청탁 아닌가”라고 날을 세웠다. 

 

이에 김 후보는 “기재부는 계약직을 채용하는 데 있어 엄격한 규정에 따라 채용한다. 그 절차에 따라 응시하고 합격한 것이 뿐”이라며 “채용과정은 인사과 소관으로 더 이상의 자세한 내용은 알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특정인의 이름까지 거론하면서 어디서 그런 터무니없는 이야기를 하는지 강력히 항의한다”며 “토론 이후에 개인에 대한 명예훼손으로 법적조치 하겠다”고 강하게 맞섰다.

 

후보들은 1기 신도시를 두고 지난 토론회에 이어 다시 한 번 날선 공방을 벌였다. 김은혜 후보는 1기 신도시 문제와 관련해 김동연 후보가 과거 경제부총리 시절과 경기지사 후보로 선거 운동을 하는 과정에서 입장이 바뀌었다고 비난했다.

 

김은혜 후보는 김동연 후보에게 “1기 신도시 재건축에 대해 계속 말을 바꾸고 있다. 이러니 도민들이 신뢰를 못한다”며 “경제부총리 때는 가능한 수단을 총동원해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했지만 도지사 공약에서는 공공주도 재건축을 하겠다고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런데 한나절이 지나니 공공이 빠지고 ‘신속한’이라는 말을 넣으며 민간이라는 뜻을 의미했다”며 “진짜 1기 신도시는 공공이냐 민간이냐”라며 쏘아붙였다.

 

이에 김동연 후보는 “1기신도시 재건축은 주민 의견에 따르는 것이다. 공공과 민간은 각각 장점이 있다”며 “민간은 재산권에 도움이 되고 공공은 신속하게 된다. 특별법 통과를 통해 추진하겠다는 말씀드렸다”고 반격했다. 

 

김은혜 후보는 “그 많은 투기과열지구 누가 지정했느냐”라며 “과천·분당·광명·하남까지 투기과열지구 지정은 김동연 부총리였다. 조정대상지역 광명 구리 안양 광교 등 후임자 잘못이라 탓하기 전에 설명하고 사과드리는 게 맞다 생각한다”고 비난했다.

 

또한 김은혜 후보는 이날 TV조선이 보도한 특정 기업 전 임원들의 김동연 후보의 거액 후원금을 문제 삼기도 했다. 

 

김은혜 후보는 "토론 직전 보도를 봤는데 지난해 10월 1000만 원의 거액 후원금을 낸 인물이 조폭 출신으로 주가조작 혐의로 재판을 받았다“며 ”대장동 김만배의 100억 원이 이 인물 회사로 가서 이재명 변호사비 대납 의혹까지 일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보도에 따르면 이재명 후보가 김동연 후보에게 단일화를 제안한 날 1000만 원씩 후원금 2000만 원이 입금됐다"며 "대장동 주민의 피눈물 서린 돈이 단일화 대가로 간 것 아닌지와 선거자금으로 쓰였다는 이야기가 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김동연 후보는 “개탄스럽다”며 “대선 출마하며 후원금만으로 했고 내신 분들이 누군지도 모른다. 작년 10월이라는데 이재명 후보와 연대는 금년 2월이고 그때 처음 만났다”고 반박했다.

 

이날 김은혜 후보에 대한 다른 후보들의 집중공세도 이어졌다. 김동연 후보는 “KT 전무 시절, 시댁의 부탁으로 불법 청탁한 것에 대해 거짓말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며 김은혜 후보를 몰아세웠다. 

 

이에 대해 김은혜 후보는 김동연 후보의 질문에 “거짓말을 하지 않았다. 어떠하게도 불법 청탁을 한 적은 없다”고 설명했다.

 

강 후보 역시 “김 후보의 남편이 소유한 한 건물이 158억 원으로 등록돼 있다. 비록 4분의 1 소유이지만 평당 공시지가만 2억1000만 원이다. 토지 346평이면 땅값만 1800억 원인데 신고가가 잘못된 게 아닌가”라고 비난했다.

 

김은혜 후보는 “공직자윤리위원회에서는 검증을 이중, 삼중으로 한다”며 “작은 것을 잠깐 눈속임하겠다고 한 짓이면 벌을 받겠다”고 일축했다. 

 

[ 경기신문 = 김혜진·허수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