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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광범의 미디어 비평] 대통령 걱정은 기자가 할 일이 아니다

 

 

도어스테핑(doorstepping). 윤석열 대통령의 트레이드 마크가 됐다. 대통령실 청사에서 행해지는 출근길 약식 기자회견이다. 대통령이 기자가 묻는 질문에 답하는 형식을 취한다. 간단한 형식이지만 국민은 대통령의 발언내용이나 생각을 텔레비전 화면을 통해 직접 확인할 수 있어서 좋다. 특정 사안을 바라보는 관점의 차이가 극명한 매체환경에서는 더욱 그렇다. 뉴스의 최종 소비자인 국민은 언론의 축소나 과장보도가 없는 팩트를 접할 수 있어 반가운 일이다. 오죽하면 대통령실의 한 참모가 “정권교체 후 거의 유일하게 국민들에게 감동을 안겨준 사례”라고 말할 정도다. 


대통령도 본인의 생각을 여과 없이 국민들에게 직접 설명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특히, 집권 초기 지지율이 상대적으로 높고, 이제까지 경험해보지 못한 언론접근 방식이라 긍정적인 평가가 많다. 관건은 지지율이 내려가고 여론의 비판을 받는 때가 와도 초심을 잃지 않겠느냐는 점이다. 윤 대통령이 퇴임 때까지 지금과 같은 방식의 언론접촉방식을 지속한다면, 어떤 대통령도 실현하지 못한 ‘소통의 대통령’으로 자리매김 될 가능성이 크다.

   
대통령실 출입 기자들도 홍보수석, 대변인 등 고위관계자가 전하는 일방적인 말이 아닌 대통령에게 직접 확인하고 기사화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는 측면에서 반가운 일이다. 공식 기자회견이 박근혜 대통령은 3회, 문재인 대통령은 5회에 그쳤다. 이명박 대통령 때의 피상적인 ‘언론친화(Press Friendly)’가 구체적으로 실천될 가능성이 커졌다. 


그동안 누구의 말인지도 알 수 없는 ‘청와대 고위 관계자가 000라고 전했다’같은 음험한 기사를 사라지게 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언론의 관행어였던 ‘고위관계자’는 비겁하고 모호한 말이다. 취재원과 기자가 담합한 결과물이었다. 시청자와 독자는 안중에 없었다. 언론 불신을 조장했던 말이기도 했다. 그만큼 이번 도어스테핑은 의미가 있다.


언론의 반응은 갈린다. 중앙일보 이정민 논설실장은 30일자 “대통령의 도어스테핑이 계속돼야 하는 이유”라는 칼럼에서 ‘오늘 기자들이 뭘 물어볼까’라는 것을 대통령이 의식하는 자체가 변화라고 평가했다. 불가역적 제도로 정착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옳은 지적이다. 


한국경제신문은 26일 ‘대통령 도어스테핑 피로감’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내보냈다. “조마조마하다” “언제 사고가 날지 모르겠다”라는 대통령실 바닥민심을 들려줬다고 했다. 아울러 “언론들이 이런저런 의견들을 여러 참모들에게 건네지만, 실제 대통령 귀에 들어가고 있는지 여부는 아직까진 잘 모르겠다”고 밝혔다. 왜 기자가 출입처인 대통령실을 걱정하는가. 


기자는 대통령이나 정부가 실수를 하면, 사실에 근거해 보도하면 그만이다. 그 판단은 국민이하고, 최종 심판은 선거로 표명한다. 언론은 취재원인 대통령을 위한 상품이 아니다. 뉴스의 최종 소비자는 국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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