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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년 경찰사 초유 ‘릴레이 삭발·단식’ 돌입…전국 곳곳 일선 경찰들 ‘침울·비통’

직협회장 등 릴레이 삭발…5일부터 세종 청사서 삭발 릴레이·단식 예고
이강구 경기남부청 직협회장 “관내 경찰들 비통한 심정, 사태 주시”
경찰 내부망 ‘현장활력소’, 경찰국 반대 성토 목소리 이어져

 

행정안전부의 ‘경찰국’ 신설에 반대하는 일선 경찰관들이 결국 ‘삭발’까지 단행했다. 경찰 77년 역사상 경찰관들이 단체로 삭발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4일 오전 전국 경찰관서 직장협의회 관계자들이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 앞에서 행안부 경찰국 설치에 반대하는 삭발 시위에 나섰다.

 

민관기 충북청주흥덕경찰서 직장협의회장은 “경찰은 고위직의 비율이 낮고, 퇴직 후 변호사 진출이 가능한 검사와 달리 인사에 매우 취약하다”며 “경찰을 직접 통제하는 행안부에 경찰은 자연스럽게 정권의 눈치를 보게 되고, 개별 수사에 미칠 영향도 매우 크다”고 호소했다.

 

직협측은 성명서를 통해 국가경찰위원회 실질화, 자치경찰제 이원화, 중대범죄수사청 신설을 주장했다.

 

민 회장의 삭발에 이어 유희열 경기 고양경찰서 직협회장, 주동희 경남 양산경찰서 직협회장, 한왕귀 전북 군산경찰서 직협회장 등도 삭발에 동참했다.

 

이날 민 회장은 5일 세종정부청사 내 행안부 청사 앞에서 단식하겠다고 선언했다.

 

또 5일부터 행안부 앞에서는 전국 단위 경찰서 직협회장 등이 매일 3명씩 릴레이로 삭발식에 참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5일에는 인천 감산경찰서, 충북 상당경찰서, 경남 김해중부경찰서에서, 6일에는 경남 함안경찰서, 전남 담양경찰서, 충북 청원경찰서에서 삭발에 동참한다.

 

전국에서 가장 많은 경찰인력을 포함하고 있는 경기남부경찰청 산하 일선 경찰관들 역시 심란하기는 마찬가지다.

 

이강구 경기남부경찰청 직협회장은 경기신문과의 통화에서 “경찰들의 상징인 경찰청 앞에서 수년간 일선 현장에서 헌신하신 경찰관들이 삭발한 보도를 본 경찰들은 비통한 심정을 감추지 못했다”며 “경기남부청 관할지역 내 경찰관들도 사태를 주시하고 있으며 나서야 할 때 적극적으로 행동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찰 내부망인 ‘현장활력소’에도 지속적으로 경찰국 신설을 비판하는 글들이 게시됐다.

 

제주 지역 파출소의 한 경찰관은 “경찰부로 독립해 국민의 대표인 국회로부터 직접 통제를 받겠다. 이게 곧 권력에 대한 기본적이고 확실한 통제 방식”이라고 주장했다.

 

경남 지역 파출소의 한 경찰관은 차기 경찰청장 후보군인 치안정감 6명에게 “경찰국 신설에 따른 분명한 입장을 밝혀달라”고 촉구했다.

 

서울 지역 한 경찰관은 “계란으로 바위를 치는 형국이라도 살아 꿈틀대는 조직이란 걸 보여줘야 한다”고 했고, 또 다른 경찰관은 “이제 행안부 경찰국에서 퇴직해야 하느냐”며 통탄하기도 했다.

 

[ 경기신문 = 정창규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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