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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수완박 2라운드…시행령 놓고 "입법권 훼손" vs "법대로 했다"

민주, "시행령 쿠데타·제 식구 감싸기" 날 세워…진보 단체도 비판 성명
한동훈 "범죄 수사가 '진짜 민생'"…"정치권서 새 합의점 찾아야" 지적도

 

이른바 '검수완박법(개정 검찰청법·형사소송법)' 시행을 한 달 앞두고 법무부가 내놓은 시행령 개정안을 둘러싼 논쟁이 계속되고 있다.

 

야권에서는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시행령을 통해 국회 입법권을 침해했다는 비판을 쏟아내고 있지만, 법무부는 법률 위임 범위 내에서 적법하게 시행령 개정이 이뤄졌다고 맞서고 있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무부는 이달 11일 발표한 '검사의 수사 개시 범죄 범위에 관한 규정'(수사개시규정) 개정안에서 '부패·경제' 범죄 범위를 대폭 늘려 그동안 공직자·선거 범죄로 분류됐던 일부 범죄까지 검찰이 수사할 수 있게 했다.

 

검찰 수사 축소를 목적으로 통과된 '검수완박법'을 사실상 무력화하고, 시행령을 통해 수사 개시 범위를 오히려 이전보다 더 넓히는 내용이었다.

 

법 제정을 주도한 더불어민주당은 즉각 반발했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한 장관을 겨냥해 "법을 수호해야 할 사람이 헌법에 보장된 국회의 입법권에 (대항해) '시행령 쿠데타'를 일으켰다"고 비판했다.

 

전임 법무부 장관이었던 박범계 의원 역시 "제 식구 감싸기나 전 정권 털기를 위한 개정"이라며 시행령 개정을 평가 절하했다.

 

진보 시민단체에서도 비판이 이어졌다. 참여연대는 법무부의 시행령 개정을 '무소불위 검찰 복원'이라고 규정하며 한 장관이 입법 허점을 악용해 검찰청법 개정을 역행했다고 비판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역시 "입법기관의 검찰청법 개정 취지에 정면으로 반할 뿐만 아니라, 자의적 법률 해석으로 상위법의 위임범위를 넘어서는 위헌적 발상"이라고 지적했다.

 

비판이 이어지자 한 장관은 '법대로 했다'며 재반박에 나섰다. 그는 "'시행령 정치'나 '국회 무시' 같은 감정적인 정치 구호 말고, 시행령 어느 부분이 그 법률의 위임에서 벗어난 것인지 구체적으로 지적해주시면 좋겠다"면서 "정확히 국회에서 만든 법률 그대로 시행하는 것"이라고 맞섰다.

 

짧은 기간 '밀어붙이기' 식으로 무리하게 단행된 진행된 입법 과정의 문제점도 재차 비판했다. 그는 "다수의 힘으로 헌법 절차를 무시하고 검수완박 법안을 통과시키려 할 때 '중요 범죄 수사를 못 하게 하려는 의도와 속마음'이었다는 것은 국민들께서 잘 알고 있다"며 "깡패·보이스피싱·권력 갑질·마약 밀매 등을 수사하는 것이야말로 법무부가 할 수 있는 '진짜 민생'을 챙기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법무부 입장에 동조하는 측에서는 과거 민주당에서도 법률 개정 없이 시행령만 고쳐 통해 검찰 수사 범위를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했다는 사실을 들며 한 장관 주장에 힘을 보탰다. 부패·경제범죄 범위에 일부 공직자·선거 범죄를 포함한 법무부의 해석이 과거 문재인 정부 부처의 해석과 다르지 않다는 점도 강조했다.

 

입법 과정과 시행령 개정안 모두 사회적 비판의 여지가 있는 만큼, 문제의 시발점인 정치권에서 여·야가 새로운 합의점을 찾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한 검찰 출신 변호사는 "법무부의 시행령 개정안이 법조문의 허점을 파고든 것이라거나, 입법 취지와 반한다는 지적은 타당한 측면이 있다"면서도 "다만 검수완박법 제정 역시 '위장 탈당' 등 현행법의 허점을 이용하며 무리하게 진행됐다는 점도 참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입법예고가 이뤄진 시점에서 시행령 자체의 위법성이나 위헌성을 따지는 것 자체가 실익이 거의 없는 소모적인 싸움"이라며 "결국은 논란을 시작한 정치권에서 합의와 소통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