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도농수산진흥원(진흥원)의 직영 쇼핑몰 ‘마켓경기’가 뚜렷한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다. 도에서만 자란 농‧축‧수산물을 판매한다는 것 외에는 큰 이점이 없기 때문이다.
쿠팡이나 G마켓 등 시스템이 체계화돼 있는 경쟁 업체와 비교했을 때 가격이나 배송 시스템, 판매 상품의 종류 등이 훨씬 부족하다. 그렇다 보니 소비자들은 굳이 마켓경기에서 식품을 살 이유가 없는 것이다.
이에 경기신문은 도에서 자라난 농‧축‧수산물이 더 많은 식탁에 올라오는 것을 도모하고자 마켓경기의 문제점을 짚어봤다.
◇ 추석 할인쿠폰 제공…‘장바구니에 담을 것부터’
마켓경기가 추석을 맞아 지난 1일부터 30%, 최대 6만 원을 할인해주는 쿠폰을 제공했다. 그러나 장바구니에 담을 식자재의 종류가 다양하지 않아 쿠폰의 활용도가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8일 경기신문 취재 결과 마켓경기는 추석 제사상에 주로 올라오는 시금치, 대추, 생선, 곶감, 밤 등 기본적인 식자재도 판매하고 있지 않았다.
사과나 배 등 일부 식품은 판매했지만, 추석을 1주 앞두고 조기 품절된 상태였다. 물량 조절에 실패한 셈이다.
게다가 수산물은 김과 간장게장 외엔 아무것도 없었다. 수산물은 신선도 유지가 필수인데 당일배송 시스템이 없다 보니 이 같은 품목만 넣었다는 게 진흥원의 설명이다.
진흥원 관계자는 “수산물은 배송에 대한 어려움이 많다 보니 가공식품 정도의 품목으로 하는 상태”라며 “업체들과 신선도 유지를 위한 포장 기술을 같이 협의해서 등록할 수 있도록 계속 논의 중”이라고 전했다.
쿠폰 제공 시점도 늦어 불편함을 더하고 있다. 쿠폰은 지난 1일 제공됐는데 다음 날 오전 8시 전까지 주문하지 않으면 추석 이후에 식자재를 받을 수 있는 것이다.
이런 택배 밀림 현상을 방지하기 위해 타 쇼핑몰은 추석 2~3주 전부터 여유를 두고 할인 행사를 시작한다. 그러나 마켓경기는 추경 지원이 늦은 탓에 쿠폰 제공 일정도 밀린 것이다.
◇ 이 시국에 이런 가격…장바구니는 가볍고 마음은 무겁고
물가 오름세로 식자재 구매 부담이 커지는 상황에 마켓경기는 같은 상품을 두고도 타 업체보다 높은 가격대를 유지하며 소비자들의 장바구니 부담에 가세하고 있다.

마켓경기에서 판매하는 구이용 돼지고기는 500g에 2만 2800원(배송비 3300원 포함)이다. 그러나 같은 기준에서 쿠팡은 1만 3000원, G마켓은 1만 5900원이다.
유통 과정 등 여러 상황을 고려했을때 가격 차이가 날 수 있지만 구매하는 소비자 입장에서는 같은 품목으로 묶이면 가격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필수 식자재인 쌀도 마찬가지다. 마켓경기에서는 여주쌀 10kg이 3만 8000원인데 네이버 쇼핑에만 들어가도 같은 기준에서 2만 원~3만 원에 판매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에 대해 진흥원 관계자는 “가격은 생산자들이 직접 시장 조사를 통해서 본인들이 원하는 가격을 우리 쪽에 제안하는 상태라서 그렇다”며 “우리도 일방적으로 가격을 낮추는 것에 대해서는 지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경기신문 = 허수빈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