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28 (목)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정치인 입김에 입주예정자 ‘불안’…인천 부평구 아파트 동(洞) 선정 ‘잡음’

부평5동·부개2동에 따라 선거구 갈려
입주민 “정치인 장난에 입주 늦어질까 걱정”

 

인천 부평구의 한 아파트 행정구역 지정 과정에 지역 정치인들이 입김을 넣고 있다는 말이 들린다. 속하는 동(洞)에 따라 국회의원부터 시의원, 구의원 선거구가 갈리기 때문이다.

 

9일 부평구에 따르면 오는 12월 입주 예정인 A아파트 재개발 정비사업 조합은 지난 6월 아파트 행정구역을 부평5동으로 신청했다. 이 아파트는 부개2동과 부평5동에 걸쳐 있는데, 자체 설문조사 등을 거쳐 부평5동으로 결정했다.

 

조사는 두 번 진행됐다. 처음엔 전체 1600세대의 41%가 투표에 참여해 부평5동 40%, 부개2동 1%가 나왔다. 구는 절반 이상 동의를 요구했고, 조합은 입주 예정자 51%의 동의서를 전달했다.


그렇게 부평5동으로 정해지나 싶었지는데, 최근 부개2동 편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부개2동에 속한 땅이 더 넓고 생활권도 대부분 부개2동에 있다는 이유였다.
 

납득하기 어려운 건 구가 결정을 미루고 있다는 점이다. 앞선 6월 과반의 동의서를 접수했고 이것만으로도 결정할 수 있는데, 반대 의견이 있다며 지금까지 행정구역을 정하지 않고 있다.

 

이해되지 않는 행보 뒤에는 다른 이유가 있다는 게 입주 예정자들의 설명이다. 민주당 정치인들이 움직였다는 것이다. 

 

부평5동과 부개2동은 지리적으로 붙어 있지만, 정치적으로 전혀 다른 지역이다. 부평5동 국회의원 선거구는 부평갑, 시의원은 부평2, 구의원은 나선거구다. 부개2동은 부평을, 시의원 부평6, 구의원 바선거구다.

 

선거 유불리에 따라 대단지 아파트를 가져오느냐 마냐는 정치인은 물론 그 주변인들에게도 중요한 일이다.

 

더불어민주당 정치인들에겐 더 그렇다. 신축 아파트는 비교적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젊은 인구가 많이 입주한다. 게다가 규모까지 1600세대라면 욕심이 날 수밖에 없다.

 

실제로 바선거구(삼산2·부개2·3)가 지역구인 민주당 소속 허정미 의원은 지난달 A아파트를 부개2동에 편입시켜야 한다는 취지로 자유발언을 했다.


주민들은 문제가 생길까 직접적인 언급을 꺼리지만 이 상황이 이해 가지 않는다.

 

입주 예정자 B씨는 “정치인들이 구청과 주민자치회를 조종하고 있다는 얘기가 들린다”며 “진작 끝났을 일이 커졌다. 정치인 장난질에 입주가 늦어질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허정미 구의원은 “행정 구역 선정에 정치인들이 개입했다는 소문은 사실이 아니다”며  “주민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 경기신문 / 인천 = 김샛별 기자 ]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