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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적 감각 키우고 힐링하는 일상 속 갤러리…시온고 ‘Gallery Bowl’

계단 사이 벽면을 활용한 색다른 전시 공간
1년 넘게 기다려온 첫 전시 ‘1부 우수 작품展’
마음을 위로하는 ‘2부 코로나 희망을 전하다展’
“자신의 열정을 건강하게 소통하고 표현하길”

 

부천시온고등학교에는 학생들이 언제나 들러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특별한 공간이 있다. 바로 시온고 예술공감터 ‘Gallery Bowl’(갤러리 보울) 이다.

 

시온고는 지난해 8월 건물 중앙 1층과 2층 사이에 갤러리 보울을 조성했다. 기존에는 중앙현관에서 전시를 진행해 애로사항이 많았지만, 계단 사이 벽면 공간을 활용한 새 장소는 접근성이 좋아 학생들이 오다가다 전시를 관람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지난해 코로나19 확산세와 학년별 교차 등교수업으로 전시를 개최하지 못했다. 전시가 기약없이 미뤄졌지만 미술부 동아리 부장들은 다함께 모일 수 있는 기회가 생기면 회의를 열고 전시 계획을 세웠다.

 

열렬한 회의 끝에 미술부 동아리는 전교생의 의견을 모아 기획·자유 전시를 진행하기로 했다. 이에 갤러리 보울은 학생들이 직접 운영·관리하고 행사를 진행하는 등 학생 주도적인 활동의 장이 됐다.

 

올해 전교생 정상 등교수업이 재개돼 마침내 갤러리 보울에서 오는 26일 첫 전시가 열린다. 전시는 1부 우수 작품展과 2부 코로나 희망을 전하다展으로 구성해 공동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미술부 동아리 1학년 부장인 이윤양은 “갤러리 보울이 조성돼 자기 작품을 친구들에게 보여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생겼다”며 “곧 전시가 열리는데 친구들이 작품을 유심히 봐줄 생각에 무척 기대된다”고 기뻐했다.

 

지난 2016년 시온고에 부임한 김승한 미술 교사는 갤리러 보울을 ‘서로를 배려하고 존중하며 자신의 열정을 표현하는 자유로운 공간’이라고 설명했다.

 

김 교사는 “Gallery Bowl의 Bowl은 둥글고 오목한 그릇이란 뜻으로, 학생들이 마음이 넓고 큰 그릇을 가진 사람으로 바르게 성장하길 바라는 의미에서 지어졌다”며 “이름의 뜻처럼 학생들이 서로 존중하고 자신의 열정을 표현하는 큰 사람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19로 전시를 늦게 여는 만큼 미술부 동아리가 준비를 열심히 했다”며 “첫 전시를 계기로 학생들이 작품 활동에 능동적으로 참여해 자신의 재능을 뽐낼 수 있게 힘쓸 것”이라고 덧붙였다.

 

◇1년 넘게 기다려온 첫 전시, 1부 우수 작품展

 

 

시온고는 오는 26일부터 11월4일까지 갤러리 보울에서 미술부 동아리와 미술수업 시간에 그린 작품을 모아 전시하는 1부 ‘우수 작품展’을 개최한다.

 

이번 작품의 주제인 ‘만다라’는 우주의 진리를 표현한 불화(佛畵)의 한 종류로, 그리는 과정에서 집중과 안정을 느낄 수 있어 미술 치료기법으로도 쓰인다.

 

학생들은 자신의 개성에 따라 다양한 만다라를 그리고 형형색색의 색깔로 꾸며 특색있는 작품을 완성시켰다. 또 태블릿 PC 등 디지털 기기로 그림을 그리는 ‘디지털 드로잉’ 기법을 이용한 수준 높은 작품도 선보일 예정이다.

 

미술부 동아리 2학년 부장인 김유림양은 “작년에 엄청난 기대를 갖고 미술부에 들어왔는데 코로나19로 전시가 취소되고 동아리 활동에도 제약이 생겨 많이 아쉬웠다”며 “드디어 전시를 열게 됐는데 학생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기대된다”고 말했다.

 

2학년 탁윤서군은 “지난해에 전시가 취소돼 안타까웠지만 작품 활동을 계속 해서 값진 경험을 쌓았다”며 “시온고 진학 후 첫 전시라 작품들의 수준이 기대되고 미술부원들이 열심히 준비한 만큼 친구들이 즐겁게 감상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지친 마음을 위로하다, 2부 코로나 희망을 전하다展

 

 

2부 ‘코로나 희망을 전하다展’은 1부와 같은 기간에 진행되는 참여형 전시다. 코로나19로 지치고 힘들었던 시온고 교직원과 학생 모두가 서로 따뜻한 메시지를 전하며 위로하는 기회를 제공한다.

 

2부는 지난해 5월 순천문화재단이 진행한 ‘마스크, 희망을 잇다展’을 참고해 오마주한 것이다. 미술부 동아리는 단순히 작품을 선보이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이 직접 전시회를 완성시켜나가는 특별한 활동을 준비했다.

 

미술부 동아리는 오는 19일부터 25일까지 참여부스를 열고, 참여 학생들의 작품으로 갤러리 보울을 채워나간다. 참여 학생들은 마스크 위에 위로를 전하는 예쁜 그림을 그리면 작품도 뽐낼 수 있고 간식도 받을 수 있다.

 

미술부 동아리 1학년 김민서양은 “참여부스 참가 상품부터 홍보 포스터 제작까지 모든 것을 미술부에서 계획하고 진행하게 돼 뿌듯하다”며 “많은 학생들이 참여했으면 좋겠고 앞으로도 색다르고 관심을 끌만한 주제로 전시가 이뤄지면 좋겠다”고 말했다.

 

미술부원 1학년 이태환군도 “갤러리 보울이 학생들끼리 친목을 도모하고 즐거운 공간이 됐으면 좋겠다”며 “모든 학생들이 자유롭게 자신의 창작물을 전시하고, 많은 행사가 열리길 바란다”고 밝혔다.

 

김 교사는 “학생들이 학창시절을 학업에 지치고 친구 관계로 힘들었던 순간으로 기억되지 않도록, 갤러리 보울에서 잠시나마 웃으며 추억을 쌓는 공간이 되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학생들이 주체적으로 전시에 참여해 다양한 작품을 선보이도록 언제나 돕고 지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터뷰] 오원준 부천시온고등학교 교장

“자신의 열정을 건강하게 소통하고 표현하세요”

 

 

지난 2021년 3월 시온고등학교에 부임한 오원준 교장은 갤러리 보울이 ‘소통과 공유’, ‘도전과 열정’을 의미한다고 소개했다.

 

오 교장은 “무심코 지나다니던 계단을 무언가를 표현할 수 있는 색다른 공간으로 바꿨다”며 “이에 학생들은 갤러리 보울에서 전시 작품을 만들기 위해 다양한 도전도 하고 재능과 끼를 펼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학생들은 자신의 열정을 건강하게 소통‧표현할 수 있고, 학교 공부와 교우 관계에 지친 마음을 힐링할 수 있는 콘텐츠를 서로 편하게 나눌 수 있게 됐다.

 

그는 “갤러리 보울은 지난해 만들어졌지만 코로나19로 전시를 개최하지 못해 학생들뿐만 아니라 교사들도 속상해했다”며 “이번달 전시를 시작으로 시온고 교육공동체 모두가 살아 숨쉬는 새로운 학교 문화를 만들어가는 큰 역할을 해나갈 예정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적 경험을 제공하는 예술공감터뿐만 아니라 참여∙소통∙창의가 역동적으로 살아 숨쉬는 시온고 문화를 만들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 교장은 “시온고 학생들이 다양한 경험을 통해 체(體)·덕(德)·지(知)를 겸비한 미래지향적인 사람이 됐으면 한다”며 “무엇이든 의미를 갖고 도전하고 자신의 열정을 마음껏 펼쳤으면 좋겠다”며 학생들을 격려했다.

 

끝으로 “시온고가 학생∙학부모∙교직원 모두가 배움과 가르침을 나누는 장소가 되길 바란다”며 “학생들의 미래핵심역량을 키우고 삶의 질 향상과 가치 실현을 이룰 수 있도록 적극적인 지원에 힘쓰겠다”고 다짐했다.

 

[ 경기신문 = 정해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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