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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현장에서] 연예, 스포츠 기사 댓글란도 없어졌는데

 

교사는 동네 연예인이란 우스갯소리가 있다. 학교 근방에서는 사생활이 없어서 나온 말이다. 주말에 학교 주변에서 지인과 밥을 먹거나 돌아다니면 꼭 다음 주에 아이들이 선생님과 같이 밥 먹은 사람이 누구냐고 묻는다. 자택이 학교 근처였던 어떤 선생님은 집 밖 화단에서 “OOO 선생님~~”하고 아이들이 부르는 소리를 여러번 들었지만, 끝끝내 창밖으로 내다보지 않았다고 했다. 학교에 가자 아이들이 “선생님 저희가 부르는 소리 못 들으셨어요? 선생님 집 근처에서 부르면 나오실 줄 알고 열심히 불렀어요.”라고 했다는 웃지 못할 이야기도 있다. 이만하면 동네 연예인이란 말이 과언이 아니다.

 

앞선 경우 말고도 동네 연예인스럽다고 느낄 때는 ‘맘카페’라고 불리는 지역 커뮤니티에 학교 이름이 오르내릴 때 그렇고, 교원평가라고 불리는 ‘교원능력개발평가’ 기간이 끝나서 결과를 확인할 때 유사 연예인이 된 기분을 느낀다. 기사 댓글을 보는 연예인, 스포츠 스타들의 심정이 이렇지 않을까 싶다. 댓글 쓴 사람의 얼굴을 모르는데 누군가는 나를 평가하는 기분은 겪어 본 사람만 안다.

 

교원평가는 1년에 한번 이루어진다. 학부모, 학생, 동료교사에게 평가 점수를 주고, 서술형으로 응답할 수도 있다. 교원평가를 유지해야 한다고 말하는 사람들은 평가가 1년에 고작 한 번뿐이고 이것마저 없으면 교사의 능력을 평가하거나 단점을 지적할 수 있는 기회가 없다고 말한다. 교원평가가 정말 교사의 능력을 정확하게 평가하는 도구인지는 차치하고 어떤 점에서 실효성이 떨어지는지 알아보자.

 

먼저 교사의 단점을 지적할 수 있는 기회가 없다고 말하는 건 현시대에 맞지 않는다. 작년에 이루어진 교원평가 찬성 관점 인터뷰를 보았는데 원격 수업 격차가 심해서 교원평가로라도 변화시켜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지금이 20세기였다면 인터뷰이의 지적이 옳았겠지만, 지금은 국민 신문고, 교육청 민원, 학교장 민원, 교사 개별 민원 등등 다양한 루트가 열려있다. 작년에 쌍방향 수업을 실시하지 않던 학교에서 두 번의 국민 신문고 민원을 연타로 맞은 뒤에 바로 줌 수업을 시행한 사례도 있다. 직접 연락해서 빠르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데 굳이 피드백이 느린 교원평가를 이용하겠다는 건 비효율적이다. 교원평가 말고 열려있는 다양한 상담 루트를 이용하면 된다.

 

실효성이 떨어지는 다음 이유로 교원평가가 저조한 학부모 참여율을 보인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2020년 코로나 이후에 교원능력개발평가 참여율을 집계한 내용이 없는 것으로 보이지만 코로나 이전까지는 참여율이 5년 연속 하락한 것으로 나타난다. 교육부 자료에 따르면 2015년 학부모 50%, 학생 87% 정도의 참여율을 보이다가(담임교사가 학생들을 데리고 컴퓨터실에 가서 참여시킨 결과로 학생은 참여율이 높다.) 코로나 직전인 2019년 학부모 35%, 학생 68%까지 떨어진다. 참여율이 떨어지면 결괏값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지기 마련이다. 30%의 의견이 전체 의견인 것처럼 받아들여지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교원평가 주체이자 대상인 교사의 90% 이상이 교원평가를 반대한다. 교사들이 평가받기 싫어서 반대하는 것 아니냐는 주장이 있을 수도 있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 이미 다양한 창구를 통해 실시간으로 평가받는 상황에서의 교원평가는 이중 평가일 가능성이 있다. 또, 99개의 선한 댓글보다 1개의 악플이 뇌리에 남는다는 것을 생각하면 익명으로 이루어지는 교원평가는 온라인 연예, 스포츠 기사의 댓글처럼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 것도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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