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깔론 사과'와 '이해찬 총리 파면 요구'로 정면 대립하고 있는 여야가 공세의 수위를 계속 높이며 닷새째 사투를 벌이고 있어 국회 파행 사태가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이처럼 국회 파행이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한나라당은 이 총리의 파면을, 열린우리당은 색깔론 공세에 대한 사과를 서로 요구하며 정면 대치했다.
열린우리당은 1일 조건없이 국회부터 정상화해야 한다며 오전 10시부터 국회 본회의장에 입장, 한나라당의 동참을 촉구했다.
이부영 의장은 이날 오전 상임중앙위원회의에서 "한나라당이 색깔론 공세를 중단할 경우 우리당도 상응하는 자세를 보이겠다"며 "한나라당은 국회 정상화를 위해 전향적으로 태도를 바꾸라"고 촉구했다.
천정배 원내대표도 "어떤 사유로도 국회 파행이 정당화될 수 없다"며 "한나라당은 근거없는 이념논쟁과 부질없는 색깔공세를 중단하고 민생안정과 개혁의 길에 동참하라"고 다그쳤다.
열린우리당의 한 관계자는 "일단 본회의장에 대기하면서 한나라당과 협상을 통해 국회 정상화를 촉구하고, 여의치 않을 경우 민주노동당, 민주당과 협의해 경제분야 대정부 질문을 강행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반해 한나라당은 모든 국회 의사일정을 중단하고 이 총리를 규탄하는 보고대회를 갖고 "정국파탄과 국정혼란은 이 총리에 의해 이뤄졌다“며 "국회정상화의 걸림돌인 이 총리를 즉각 파면하라"고 반박했다.
김덕룡 원내대표는 이날 상임운영위원회에서 "여권이 한나라당에 대해 먼저 사과하라고 요구한 것은 이 총리가 음주운전으로 중앙선까지 넘어와 사고를 일으켰는데도 쌍방과실에 의한 추돌사고란 식으로 왜곡하는 양비론"이라면서 "여권은 사태의 본질을 왜곡치 말라"고 비난했다.
김 대표는 그러면서 "총리가 국회에서 야당과 언론, 그리고 국회를 모독한 것은 헌정 사상 처음 있는 일"이라며 "이 총리가 국정 정상화의 걸림돌이 되고 있는 만큼 당장 파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나라당은 여당의 `4대입법' 추진을 위한 전국 결의대회에 맞서 2일부터 매일 의원총회를 열어 4대입법의 부당성을 지적해 나가기로 했다.
여야 각 당이 상대에 대한 공세를 늦추지 않고 있어 이번 주 초 여야간 협상에 물꼬를 트지 못할 경우 대결국면은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점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