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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같던 아들, 믿기지 않아”…적막한 이태원 참사 희생자 빈소

사적인 얘기 터놓고 자주 연락하던 친구 같던 아들
아들 지인 전화 받고 사고사실 접해…현장은 난리
희생자 유족, “참사 믿기지 않지만 현실 받아들일 것”

 

“친구 같던 아들, 누구보다 가장 사랑하던 아들이었어요.”

 

31일 수원시 성빈센트병원 장례식장에는 지난 29일 서울 이태원동에서 발생한 이태원 참사 희생자의 빈소가 차려졌다. 적막한 분위기 속에 희생자를 추모하는 조문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이날 빈소를 방문한 조문객은 참사 희생자 아버지 A씨의 등을 두드리며 “힘내고 열심히 살아라”라며 위로를 건넸다. 그러나 A씨는 허탈한 미소만 보일 뿐이었다.

 

희생자의 아버지 A씨는 자주 안부 연락을 하며 친구처럼 지내던 아들이 참사에 희생됐다는 사실에 가슴 아프지만 묵묵히 울음을 삼켰다.

 

그에게 있어 아들은 하나밖에 없는 소중한 외동이어서 아픔은 더 크게 다가왔다. 자영업자로 성실하게 일하면서도 잊지 않고 자주 안부 전화를 했던 아들이었기에 그 빈자리가 더 크게 느껴졌다.

 

A씨는 “사적인 이야기도 마다하지 않고 터놓는 친구 같은 아들이었다”며 “열심히 일해 번 돈으로 선물도 종종 사서 보내기도 했다”라고 말하며 참아왔던 눈물을 흘렸다.

 

그는 자나 깨나 항상 아들 생각뿐이었다. 아들과의 마지막 연락도 사고 당일 오후 10시, ‘자영업자이니 보이스피싱을 조심해야 한다’는 말을 전하기 위해서였다.

 

 

사고가 발생했을 당시 A씨는 수원에 있는 집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그러던 와중 아들의 지인이 전화를 걸어 다급한 목소리로 사고 사실을 전해 참사가 발생한 것을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A씨는 “아들 지인의 전화를 받고 처음에는 아들이 길거리에서 시비가 붙은 줄 알았다”며 “인터넷에 검색해 보니 사고가 발생했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당시를 설명했다.

 

이어 “급하게 택시를 타고 사고 현장으로 갔더니 폴리스라인이 쳐져 있었고 경찰이 인원을 통제하는 등 사고 현장은 난리였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는 수백 명이 사망한 비극적인 참사가 발생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지만 담담히 받아들이려 한다고 설명했다.

 

A씨는 “그 좁은 골목길에서 핼러윈 파티를 즐기다 150여 명이 참사를 당했다는 사실이 납득이 되지 않는다”며 “경찰이 통제를 못한 것도 아니고 정부가 잘못한 것도 아닌 비극적인 사고이기 때문에 현실을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한편 수원시는 이날 오후 시청 내에 이태원 핼러윈 참사로 숨진 희생자 합동분향소를 설치하고 11월 5일까지 운영할 예정이다. 

 

[ 경기신문 = 박진석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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