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백만 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이태원 압사 참사’가 충분히 막을 수 있었음에도 발생한 인재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번 참사는 지난달 29일 서울 이태원동 해밀톤 호텔 인근 세계음식문화거리의 이태원역 1번 출구 방향 내리막길에서 발생했다.
참사가 발생한 내리막길 모퉁이에는 해밀톤 호텔의 주점이 위치해 있다. 일각에서는 호텔 측이 주점 테라스를 17.4㎡ 무단 증축‧ 사용하며 통행 구간이 좁아져 인파가 현장을 벗어나기 어려웠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또 이태원역 1번 출구 방향 내리막길 위쪽 폭은 5m인데 압사사고가 발생하기 시작한 아래쪽은 호텔 측이 설치한 10m 길이의 철제 가벽으로 3.2m로 비좁은 편이다.
해당 가벽은 지붕이 없다는 이유로 불법 증축 건물로 분류되진 않았지만 ‘병목 현상’으로 사람들이 대피할 수 없게 돼 피해가 커졌다는 것이다.
서울 용산구는 지난해 해밀톤 호텔 본관을 위반 건축물로 표기했지만, 호텔 측은 과태료를 내며 영업을 지속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경찰이 신고를 접수하고도 늦장 대응을 해 사고가 커졌다는 주장도 나왔다.
참사 발생 4시간 전인 오후 6시 34분 ‘압사’라는 말이 처음으로 제기된 신고가 접수됐다.
신고자는 “해밀턴 호텔 골목에 사람들이 오르고 내려오는데 밀려 올라와 압사 당할 것 같다”며 “인파가 너무 많으니 통제가 필요하다”고 요청했다.
이어 오후 8시 33분 “인파가 너무 많이 몰려 사람들이 길바닥에 쓰러져 사고 날 것 같다”며 사상자가 발생했다는 신고도 접수됐다.
이날 총 11건의 신고가 접수됐지만 경찰은 단 4건만 현장 출동했으며 사고 발생 직후 신고는 출동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출동 신고도 사람들을 인도로 피신시킬 뿐 현장 통제에 나서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청은 1일 녹취록을 공개하며 “112 신고 녹취록을 공개한 것은 앞으로 뼈를 깎는 각오로 실체적 진실을 밝히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달 29일 서울 이태원동 해밀턴 호텔 인근에서 핼러윈 파티를 즐기던 인파에 밀려 156명이 사망하고 157명이 부상을 입는 참사가 발생했다.
[ 경기신문 = 박진석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