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천 송도국제도시의 한 아파트에서 아버지가 사제 총으로 아들을 살해한 사건이 발생했다.
60대 남성 A씨는 지난 20일 자신의 생일 잔치에서 손자, 며느리, 지인들이 함께 있던 자리에서 쇠수슬이 들어 있는 산탄총으로 아들 30대 B씨를 쐈다.
B씨는 A씨가 쏜 산탄에 가슴을 맞아 심정지 상태로 119 구급대를 통해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끝내 사망했다.
A씨는 사건 발생 직후 서울로 자신의 차량을 이용해 도주했고, 3시간 만인 21일 00시 20분 경찰에게 붙잡혔다.
A씨는 잔치 도중 잠시 밖으로 나가 차량에 있던 사제 총을 챙겨 현장에 돌아와 B씨를 향해 2발을 발사했다. 이어 문에다가도 1발을 발사하며 3발을 현장에서 격발했다.
경찰 조사에서 A씨는 가정 불화 때문에 이러한 행동을 저질렀다고 자백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자신의 집에 폭발물을 설치하고 나왔다고 진술해 경찰이 해당 진술을 토대로 A씨의 서울 도봉구 쌍문동 자택을 찾아 아파트 주민들을 대피시킨 뒤 본격적인 수색 작업을 벌였다.
이후 시너 및 타이머가 장착된 사제 폭발물 15개를 발견해 모두 제거했다.
폭발물들은 이날 정오에 폭발하도록 설정돼 있었다.
경찰은 A씨의 차량에서 사제 총기 격발에 사용되는 쇠 파이프 11정과 그 안에 들어있던 쇠구슬도 찾아냈다.
A씨가 사용한 총은 쇠 파이프 형태에 쇠구슬을 넣어 발사하는 방식이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사제 총 등을 보내고, 사제 총기의 확보 경로와 범행 동기를 조사하고 있다.
경찰은 자세한 사건 경위를 조사하기 위해 프로파일러를 투입할 방침이다.
A씨는 총기 제작법을 유튜브에서 배웠으며, 탄환은 다른 개인에게 구매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A씨를 살인 및 총포·도검·화약류 등의 안전관리에 대한 법률 위반으로 구속 수사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A씨가 범행 동기나 총기 수급 등 정확한 내용에 대해서는 진술을 거부하고 있다”며 “자세한 사건 경위 조사를 위해 프로파일러를 투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 경기신문 / 인천 = 이현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