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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원전 수출, 동맹과 자국우선주의 사이에서

경제안보·외교 착시나 빈틈 금물

  • 등록 2022.11.04 06:00:00
  • 13면

동북아정세와 세계 경제안보의 격랑속에 한국경제의 위기 신호가 곳곳에서 구체화되고 있다.

 

10월 기준 무역수지가 7개월 연속 최장기 적자를 기록했고, 믿었던 수출마저 24개월 만에 처음으로 전년 동월대비 감소세(-5.7%)로 돌아섰다. 또 지난 9월 통계를 보면 경제의 세 축인 ‘생산(-0.6%)‧소비(-1.8%)‧투자(-2.4%)’가 전월대비 일제히 하향세를 보였다.

 

‘트리플 감소’는 경기하강의 확실한 지표라는 점에서 비상이다. 이같은 경제상황은 전 세계가 미중패권 경쟁과 우크라이나 사태, 공급망 교란 등에 따른 대격변기의 초입에 서 있다는 점에서 더욱 우려스럽다. 

 

북한은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의 3연임 확정과 함께 연일 도발을 더욱 노골화하고 있다. 이에따라 한국의 경제안보 외교 공간도 협소해지며 한미동맹이 어느 때보다 주목받고 있다.

 

 그런데 최근 폴란드발 한국수력원자력의 원전 수주 실패와 희망의 불씨는 우리가 처한 좌표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 같아 비장함을 갖게 한다. 당초 한수원 수주가 유력한 것으로 전망됐던 폴란드 정부 주도의 1단계 원전사업이 미국의 웨스팅하우스사로 결정됐다. 

 

폴란드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인접국이라는 점에서 외교 안보적 이유가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특히 막판 미국의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제니퍼 그랜홈 에너지부 장관이 폴란드 총리와 전격 회동을 가졌다. 물론 사업자 결정에는 지식재산권 등 다른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이번에 확정된 사업이 폴란드 정부가 추진중인 전체 원전 6기 가운데 첫 단계인 3기로 사업비만 총 400억달러(약 58조원)에 달하면서 개별기업의 사활을 넘어 국가이익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초대형 프로젝트라는 점이다. 일자리 창출효과만 10만개라고 하지 않는가. 

 

하지만 이어서 건설될 폴란드 2단계 원전사업은 한수원 수주 전망이 밝은 것으로 전해져 그나마 다행이다. 마테우시 모라비에츠키 총리는 2일(현지시간) “두 번째 원전은 한수원의 참여로 건설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고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앞서 한국과 폴란드 정부는 지난달 말 양해각서(MOU)를 맺은 바 있다. 최대 30조원에 이르는 규모다. 첫 단계 사업 실패를 교훈 삼아 2차 수주에는 한치의 오차도 있어선 안된다. 

 

미국은 11월 8일 중간선거가 실시된다. 최근 중국과 10년간의 패권경쟁을 공개 선언한 미 바이든 행정부로서는 의회내 안정의석 확보가 절체절명의 과제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해 취임이후 대중봉쇄를 위한 경제안보에 심혈을 기울여왔다. 이같은 맥락에서 한미동맹이 어느때보다 강조돼 왔다. 하지만 미국은 지난 9월 자국에서 생산 조립된 자동차에 한해 보조금을 지급하는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통과시켜 한국 자동차 업계를 궁지에 몰아넣었다. 

 

미국의 목표는 당장 중간선거 승리이고, 자국우선주의이며 이를위해서는 한미동맹이든 다른 우방과의 관계는 후순위다. 이같은 흐름은 미중 갈등이 해소되지 않는 한 더 심화될 것이다.  

 

한미동맹을 굳건히 지켜가되 우리 경제안보, 국익을 챙기는데 경쟁력과 외교통상에서 착시나 빈틈은 절대 금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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