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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쁜 일상을 떠나 한적하고 여유로운 풍경 속으로

경기관광공사, 11월 추천 여행지 4곳
잣나무숲, 사찰 체험, 농촌 체험 마을, 그림책방 등

 

추워진 날씨에 ‘이불 밖은 위험해’라는 생각이 절로 드는 계절이 찾아왔다. 손가락 하나 까딱하기 싫지만, 해야 할 일은 계속해서 쌓여가고 마음은 조급해진다.

 

바쁜 일상과 세상의 숱한 소음을 뒤로한 채, 자연의 향기가 가득한 곳으로 떠나보면 어떨까. 경기관광공사 추천 여유로운 풍경이 있는 명소 4곳을 소개한다.

 

오롯이 나에게만 집중할 수 있는 한적한 사찰, 피톤치드 향이 상쾌한 잣나무 숲, 장이 느릿느릿 익어가는 농촌 마을 등 발길 닿는 대로 거닐며, 번잡한 마음을 잠시 비워보자.

 

 

◇ 나에게 집중해 나를 돌보는 시간 ‘남양주 봉인사’

 

봉인사는 남양주의 천마산 서쪽에 자리한 절이다. 경춘선 금곡역에서 절 마당까지 운행하는 64번 마을버스가 있어 접근성이 좋다.

 

아담한 사찰은 위용을 뽐내지 않아 편안함이 도드라진다. 200여 년 된 살구나무가 있는 큰법당, 표정과 자세가 제각각인 1250 나한상, 지장보살을 모신 전각인 지장전, 절 체험 참가자들이 묵는 자광전 등 경내에는 다양한 볼거리가 있다.

 

일상과 잠시 거리를 두고 마음의 휴식을 얻는 데에는 사찰 체험만 한 것이 없다. 사찰 예절 배우기, 예불(부처에게 절하는 의식), 공양(절에서 먹는 식사), 다도 등을 통해 몸과 마음을 쉬게 하는 것이 절 체험의 핵심이다.

 

봉인사는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유명하다. 특히, 몸의 에너지를 깨우는 참장공 차크라 요가, 광릉수목원에서의 명상이 눈에 띈다.

 

1박 2일간의 참장공 차크라 요가는 20여 년간 생활 명상을 가르친 강사의 지도하에 참장공, 디톡스 요가, 쿤달리니 각성 차크라 요가 등 다양한 요가 수련법을 배우며 몸속 독소를 배출하고 마음속 화를 다스리는 프로그램이다.

 

‘참장공’은 태극권의 기초 동작이자 중국 무술에서 기본이 되는 자세다. 무릎은 살짝 구부린 채 상체 힘을 빼고 나무를 끌어안은 듯한 자세를 일정 시간 동안 유지하면 몸속의 탁한 기운이 배출된다.

 

공기 맑은 절에서 체내의 나쁜 기운을 내보내고, 소담한 사찰 음식을 먹으면 그 자체가 휴식이 된다.

 

 

◇ 그림책에 한 번, 성산 자락에 또 한 번 눈이 즐거워지는 ‘연천 굼벵책방’

 

연천군청에서 차로 6분 거리의 ‘굼벵책방’은 ‘느림이 허락되는’ 그림책 서점이다.

 

올해 3월에 문을 연 책방은 외진 길을 달려 그림책 세계에 발을 디딘 이들을 따스하게 맞이한다.

 

예약 시 공간 이용료를 결제하면, 차와 함께 3000여 권의 국내외 그림책, 아트북, 그림책 관련 에세이와 잡지를 마음껏 읽을 수 있다.

 

책방지기의 아이가 두어 살일 때부터 수집한 책들이 어느덧 10년을 훌쩍 지나 책방을 꾸릴 만큼 방대해졌다.

 

푸른 잔디밭 위 붉은색 전원주택인 책방의 모습은 그림책에서 볼 법한 평화로운 정경이다. 165㎡(50평) 규모의 책방은 판매용 서가와 복도, 전시실, 열람용 서가 등 공간을 살뜰히 구분했다.

 

신간 그림책을 비치한 판매용 서가와 복도, 밀실 같은 전시실을 지나면 열람용 서가가 나타난다. 그림책들을 탐독할 수 있는 공간이자 통창 너머 연천의 자연이 와락 안겨드는 휴식처다.

 

여기선 꼭 해야 할 일이 있다. 푹신한 소파에 몸을 맡긴 채, 그림책과 성산 자락을 번갈아 보는 일. 사람이 만든 그림책과 자연이 만든 그림같은 풍경을 동시에 만날 수 있다.

 

 

◇ 90살 잣나무가 뿜어내는 피톤치드 ‘가평 경기도 잣향기푸른숲’

 

수령 90년 이상의 잣나무가 하늘이 보이지 않을 만큼 빽빽하게 사방을 에워싼 경기도 잣향기푸른숲.

 

경기도내 15개 산림 휴양림 중 피톤치드가 가장 많이 나오는 숲이란 소개를 듣고 나면, 몸과 마음에 이내 상쾌함이 퍼진다.

 

축령산(886m)과 서리산(832m) 사이, 해발 450~600m에 자리한 숲은 완만한 오르막과 내리막이 대부분이다. 여기에 걷기가 고되지 않게 무장애 나눔길과 나무 바닥 산책길까지 설치했다.

 

무장애 나눔길은 아이부터 어르신까지 누구나 걷기 좋은 널찍한 길로, 잣나무 군락과 계곡물 소리가 동행한다.

 

잣향기목공방과 축령백림관 사이 오르막길을 지나면 숲의 또 다른 볼거리, 화전민 마을이 나타난다. 1960~1970년대 축령산 화전민이 살던 마을 터에 너와집과 귀틀집, 숯가마 등을 재현했다.

 

숲에서 가장 높은 곳엔 물가두기 사방댐이 있다. 축령산 일대 산불 진화를 위한 취수원으로 조성했는데, 수면에 비친 하늘의 풍광이 시선을 붙잡는다.

 

경기도 잣향기푸른숲은 경기도산림환경연구소가 운영하는 산림치유 시설이기도 하다.

 

누리집 예약을 통해 숲 해설, 산림치유·목공체험 프로그램, 숲 지도를 보고 10개 이내 지점에서 임무(미션)를 수행하는 비대면 프로그램 ‘잣티어링’ 등을 무료로 즐길 수 있다.(단, 목공체험 재료비는 자비 부담)

 

 

◇ 느릿느릿 장이 익어가는 마을 ‘포천 교동장독대마을’

 

마을 뒤로 고남산 자락이 너울너울 펼쳐지고, 옆으로 한탄강 줄기가 시원스럽게 흐르는 곳에 자리한 교동장독대마을.

 

10여 년 전 한탄강 댐이 들어서며 20여 가구가 이주하며 생겨난 마을이다. 집집마다 길을 닦고 농사를 짓고, 요리 자격증을 취득한 주민들이 체험 프로그램 강사로 나서는 등 주민들은 한마음으로 뭉쳐 새로운 터전을 가꿔 나갔다.

 

마을에서는 다양한 농촌 체험을 선보인다. 고추장 만들기·오디강정 만들기·뽕잎 인절미 떡 메치기 같은 음식 체험, 마을 식재료를 활용하여 하루 세끼를 직접 만드는 삼시세끼 프로그램이 대표적이다.

 

특히, 30분이면 완성해 집에 가져가 바로 먹을 수 있는 고추장 만들기는 체험객들의 반응이 뜨겁다. 마을에서 농사지은 고춧가루, 주민들이 담가 3년 이상 묵은 간장, 말린 메주콩을 가루 낸 메줏가루 등 재료에 들어가는 공력이 어마어마하다.

 

체험 후에는 발길 닿는 대로 마을 곳곳을 거닐어도 좋겠다. 아침 햇볕을 쬐는 장독대, 그 위에 쉬었다 가는 잠자리, 소일거리를 하는 주민들 모습에 조급함, 분주함으로 차있던 마음이 가라앉는다.

 

[ 경기신문 = 정경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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