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축구대표팀의 '2022 카타르 월드컵' 첫 경기가 열린 지난 24일 밤 경기도 내 치킨집과 호프집이 모처럼 활기를 띠었다. 특히 응원전의 대표 메뉴인 치킨을 비롯해 맥주 등이 불티나게 팔려나가며 관련 업계의 매출이 크게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집에서 경기를 관람하는 이른바 '집관족'의 치킨 주문량이 폭증하면서 일부 배달 애플리케이션(앱)이 한동안 마비되는가 하며, 모처럼 거리 응원이 펼쳐진 수원 월드컵경기장 인근 편의점들은 맥주와 간식, 핫팩 매출이 평소보다 늘며 월드컵 특수를 누렸다.
치킨 주문이 폭증하면서 주요 치킨 프랜차이즈 매출은 전월 동일 대비 140~200% 가까이 증가했다. BBQ 관계자는 "24일 치킨 매출이 지난달 10월 27일과 비교했을 때 170% 상승해 2배 이상 늘었고, 지난주 목요일보다는 130% 상승했다"라고 밝혔다.
bhc치킨에 따르면 24일 매출은 지난달 같은 날보다 200%, 지난주 같은 요일보다 130% 늘었다. 같은 날 교촌치킨 매출은 지난달보다 140%, 지난주보다는 110% 늘었다. 이는 올림픽 같은 국제 대회가 열릴 때 치킨 프랜차이즈 평균 매출이 100%가량 증가하는 것을 고려할 시 눈에 띄는 신장률이다. bhc 관계자는 "6월에 열린 평가전 때도 매출이 두 자릿수 증가했는데 본경기에는 기대 이상의 실적을 거뒀다"라고 말했다.

이 같은 상황에 '배달의민족', '요기요' 등 주요 배달앱은 접속자 수 폭증으로 한때 먹통이 되기도 했다. 쿠팡이츠는 타사 앱에서 오류가 발생해 수요가 일시적으로 몰리기도 했다. 배달의민족 관계자는 "경기 시간이 오후 10시라 오후 8시 35분부터 주문이 늘어나기 시작해서 일시적으로 앱 접속이 안 되고 주문 실패 창이 뜨는 등 이슈가 있었다"라며 "서버 먹통까진 아니고 주문이 짧은 시간에 많이 몰려 결제가 튕기는 경우가 있었던 것으로 파악했다"라고 설명했다.
배달앱 입점 업주들은 아예 자체적으로 앱 내 배달 주문을 더 이상 받지 않기 위해 '영업 전'이나 '영업 준비 중입니다' 등의 안내를 내걸기도 했다.
배달앱뿐 아니라 치킨업체 자체 앱도 갑자기 몰려든 수요에 서비스 오류가 발생했다. BBQ 관계자는 "24일 한국 첫 경기를 기념해 오후 7시부터 오후 10시 20분까지 카카오쇼핑 라이브를 통해 BBQ 기프티콘 2만 장을 할인 판매했는데 빠른 시간에 완판됐다"라며 "해당 기프티콘은 BBQ 앱에 등록해서 쓸 수 있어 일시적으로 앱 접속자가 폭증해 서비스 오류가 발생했다"라고 했다.
이어 "월드컵 시즌을 겨냥해 카카오쇼핑 라이브 행사를 진행해 자사앱에 수요가 몰릴 것으로 예상하고 데이터를 증축했는데 예상했던 동시 접속자 수의 2배가 넘게 몰려 시스템 오류가 발생했다"라고 덧붙였다.
교촌에프앤비의 교촌치킨 앱도 24일 주문량 폭증으로 인한 서버 과부하로 앱이 다운됐다. 교촌치킨은 배달을 중단하고 포장 주문을 안내했다.
거리 응원 인근 편의점의 매출도 뛰었다. 핫팩을 비롯한 방한 용품, 생수, 스낵류 등이 많이 팔린 가운데 배달 앱으로 치킨 주문이 어려워진 고객까지 유입되며 족발·핫바와 같은 냉장 안주류와 냉동 피자, 냉동 만두 등 안주류의 판매량이 크게 늘었다.
주요 배달앱과 치킨업체들은 28일 예정된 대한민국과 가나의 조별리그 2차전을 대비해 다양한 대비책을 세우고 있다.
BBQ 매장에선 인력을 충원하고 매장에서 사전 예약을 받는 시스템을 만들 계획이다. BBQ 관계자는 "24일 치킨 주문 폭주로 앱에서 시스템 오류가 나고 방문 포장도 많이 늘어나면서 매장 상황도 매우 혼잡했었던 것으로 파악했다"라며 "매장 사장님들도 아르바이트생이 더 있었으면 고객들에게 더 원활히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었을 텐데 아쉽다고 전해 관련 대책을 세우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배달의민족은 앞으로의 경기를 대비해 서버 용량을 충분하게 준비할 방침이다. 배달의민족 관계자는 "24일에도 수요가 몰릴 것을 예상하고 사전 모니터링을 철저히 하긴 했는데, 예상했던 것보다 접속자가 훨씬 많이 몰려 이번엔 제대로 준비하려고 한다"라고 전했다.
[ 경기신문 = 백성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