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은 4일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의 재선과 관련, 외부 전문가를 초청해 미국 대선이 한반도에 미칠 영향을 분석하는 등 발빠른 모습을 보였다.
◇동북아평화포럼 강연 = 우리당 장영달 의원이 대표를 맡고 있는 포럼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문정인 동북아시대위원장을 초청해 미 대선 결과와 한반도 미래를 주제로 한 기조 강연을 청취했다.
문정인 위원장은 기조 강연에서 부시 대통령의 재선은 미국 내 보수세력의 결집 때문이라고 분석한 뒤, 한미 관계에 어려움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참여정부가 현명하게 극복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문 위원장은 "북한에 대한 위협인식 등에서 차이가 있기 때문에 한국과 미국 사이의 거리는 상당히 크다"라며 "특히 양국은 반미, 반한정서를 극복해야 하는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의 대북 적대정책과 북한인권법 등 북미관계 개선에 상당한 제약이 있기 때문에 6자회담도 어려워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그는 "이라크 파병과 용산기지 이전 협상 등을 통해 한미관계는 과거보다 나아졌다"라며 "한미관계에 어려움은 많지만 비관적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열린정책연구원 강연 = 우리당 정책연구소인 열린정책연구원은 연세대 정외과 김기정 교수를 초청해 `미 대선 후 한미관계의 발전방안과 북핵문제 해결방안'을 주제로 강연을 들었다.
김 교수는 집권 초기 미국에 대한 심리적 거리를 보인 노무현 대통령이 결국 외교적 실용주의를 선택했지만 부적절한 타이밍 때문에 명분도 실리도 제대로 챙기지 못했다고 분석한 뒤 부시 대통령의 재선과 관련, 대미특사 파견 등 적극적인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미국은 대북압박조치를 구체적으로 고려하는 단계에 이르면 미국은 우리나라에 미국과 북한 중 어느 편에 설지 양자택일을 요구할 수 있다"며 "이 같은 경우 대북 압박조치에 동참하더라도 긴밀한 협의를 통해 압박조치의 방법과 강도를 협의해야 하며, 대북 선제공격론이 현실화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또 "대북특사를 파견해 6자회담 재개를 촉구해야 한다"며 "북한이 지연전술로 2005년 상반기까지 상황을 고착시키는 경우 최악의 상황으로 악화될 수 있고, 한국은 주변국과의 공조를 통해 제재조치에 참여할 수밖에 없음을 경고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