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동산 한파가 경매시장을 덮치면서 지난달 아파트 경매 낙찰률은 13년 만에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경기도 지역은 가격 부담이 적은 외곽에 응찰자가 몰렸지만, 낙찰가율은 전월보다 하락했다.
7일 법원경매정보업체 지지옥션이 발표한 '11월 경매동향보고서'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경매 진행 건수는 1904건이다. 이 가운데 624건이 낙찰돼 낙찰률은 32.8%를 기록했다. 이는 전월보다 3.7%포인트 하락한 수준이다.
전국 아파트 경매 낙찰률은 2009년 3월 28.1%를 기록한 이후 13년여 만에 가장 낮았다. '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낙찰가율)은 78.6%로 전월(83.6%) 대비 5.0%포인트 하락했다. 2013년 5월 79.8% 이후 처음으로 80% 선이 무너진 것이다. 평균 응찰자 수는 5.3명으로 전월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부동산 거래시장 침체기로 거래절벽 현상과 기준금리 인상 기조가 맞물리면서 경매시장 아파트 매수세도 자취를 감춘 것으로 풀이된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지난달 정부가 서울과 인접한 4곳을 제외한 모든 규제지역을 해제했지만, 아파트 경매지표 하락세는 계속되고 있다"며 "매매시장 침체, 기준금리 인상 기조 등이 경매시장에 영향을 주고 있다"라고 말했다.
경기도 아파트 낙찰률은 40.8%로 전월(31.9%) 대비 8.9%포인트 상승했다. 평균 응찰자 수는 7.4명으로 전월(5.8명) 대비 1.5명이 늘었다. 가격 부담이 적은 경기도 외곽의 감정가 2억 원 이하 아파트에 많은 응찰자가 몰려 낙찰률과 평균 응찰자 수가 반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낙찰가율은 78.9%로 전월(81.0%) 대비 2.1%포인트 하락했다.
인천 아파트 낙찰률은 전월(31.1%) 대비 8.2%포인트 하락한 22.9%를 기록하며 역대 최저치를 나타냈다. 낙찰가율은 69.7%로 전월(78.7%) 대비 9.0%포인트 하락해 전국에서 가장 큰 하락 폭을 기록했다. 평균 응찰자 수는 8.4명으로 전달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서울 아파트 낙찰률은 14.2%로 전월(17.8%) 대비 3.6%포인트 하락했다. 역대 최저치를 다시 한번 기록했다. 낙찰가율은 83.6%로 전월(88.6%) 대비 5.0%포인트 떨어져 5개월 연속 하락세를 유지하고 있다. 평균 응찰자 수는 전월(2.6명)보다 0.9명 증가했다.
지방 5대 광역시 아파트 낙찰가율은 모두 하락했다. 울산은 77.9%로 전월(85.8%) 대비 7.9%포인트 하락했다. 대전은 71.0%로 전월(78.7%) 대비 7.7%포인트 하락했다.
8개 도 가운데 강원과 충북은 83.8%와 78.4%로 각각 5.9%포인트 떨어졌다. 경남·경북·충남은 81.8%, 81.4%, 77.9%로 각각 3.2%포인트, 2.9%포인트, 2.2%포인트씩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 경기신문 = 백성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