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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시의 종교를 알면 부시의 정책이 보인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존 케리 후보를 물리치고 재선에 성공했다.
세계는 지금 부시의 미국이 어디로 갈지 예의 주시하고 있다. 언론들은 미국 국민이 힘을 선택했다고 평가하고 있지만 그 힘의 근원이 어디인지에 대해서는 딱히 꼬집어내지 못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일부에서는 부시의 정책 방향을 종교적 배경에서 찾아보고 있어 눈길을 끈다. `미국을 파국으로 이끄는 세력에 대한 보고서'(교양인 펴냄)라는, 사뭇 직설적인 제목의 책을 최근 쓴 김지석 씨는 저서에서 이 문제를 하나하나 들춰내고 있다.
미국의 보수파는 △구보수파 또는 전통적 보수파 △신보수파(네오콘) △기독교 우파 △온건 공화당원 △신자유주의 등 다섯 부류로 구성돼 있으며 미국 역사상 가장 보수적인 정책을 펴고 있는 부시 행정부는 네오콘과 기독교 우파의 동맹이라는 게 저자의 시각이다.
이중 한 핵심인 기독교 우파는 미국에서 가장 보수적이자 공화당의 주요 근거지인 남부에 뿌리를 박아놓고 정치사회활동에 매우 적극 나서고 있다.
미국정치의 주도권은 1970년대 이후 미국에서 가장 후진 지역인 이 남부로 넘어갔고, 오랫동안 보수주의의 주요 축이었던 남부 전통주의와 기독교 우파가 결합해 연방정치의 전면에 사실상 처음 등장시킨 게 부시 정권이라고 저자는 설명한다.
부시는 남부 전통주의의 본산인 텍사스 출신으로 복음주의 중심의 기독교 우파의 강력한 지원을 받으며 백악관 입성에 잇따라 성공하고 있다. 저자는 미국 유권자의 약 20%가 기독교 우파이거나 그에 동조하고 있으며 이들이 운영하는 최대의 단체인 기독교연맹은 선거 때면 팸플릿의 집중 살포 등 운동의 전면에 열성적으로 나선다고 말한다.
백인, 중장년층, 남부인이 주류를 이룬 이들 기독교 우파는 투표율이 높은 데다 표 쏠림까지 심해 선거 때면 어느 집단보다 큰 영향력을 갖는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그에 따르면 기독교 우파는 철저한 복음주의를 지향한다는 점에서 근본주의라고 볼 수 있다.
백인 복음주의자들은 2000년 대통령 선거에서 부시가 얻은 표의 약 40%를 차지할 만큼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감리교도인 부시는 1985년 "하느님의 존재를 느끼고 받아들이는 격렬한 정신적 체험을 했다"고 말할 만큼 신앙심이 두텁다. 정교분리를 명시한 헌법에 어긋날 정도로 그는 신앙심을 적극 표출하고 주위 사람에게도 이를 요구한다.
한 가지 예로, 부시는 매일 성경을 읽고 예수를 자신의 구세주라고 공개적으로 밝히며 일정이 허용하는 한 백악관의 아침 기도회에는 꼭 참석한다. 백악관에서 성경공부 모임을 갖고 각료회의는 기도로 시작한다. 이러한 부시에게 큰 영향을 준 종교인은 20세기의 대표적 복음주의 전도자로 꼽히는 빌리 그레이엄 목사이며 그의 아들 프랭클린 그레이엄은 백악관을 마음대로 드나들 수 있는 몇 안 되는 사람 중 하나이다. 프랭클린 그레이엄은 9.11사건 직후 "이슬람교는 매우 사악한 종교"라고 말해 미국 안팎에서 큰 물의를 일으켰다.
기독교 우파는 부시 당선에 기여하는 등 각종 선거는 물론 미국 행정부의 대내외 정책에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공화당은 이들을 적극 활용하면서 양쪽의 공생관계가 갈수록 강해지고 있다. 실제로 2000년 대선에서 매주 두 번 이상 교회에 가는 사람 중 63%가 부시를 찍었지만 앨 고어 민주당 후보를 찍은 사람은 37%에 불과했다고 저자는 말한다.
유럽인들이 1950년대 이후 교회를 대거 포기한 데 비해 미국인들은 그러지 않을 만큼 미국은 기본적으로 종교사회라는 게 저자의 견해다. 1999년 한 잡지의 여론조사 결과 미국인의 40%가 "세계는 예수와 적그리스도의 아마겟돈(최후의 결전) 전투로 끝날 것"이라고 종말론을 신봉하며 있으며 이를 복음주의 개신교도에 국한시키면 무려 71%에 달할 만큼 미국 자체가 근본주의 사회로 바뀌고 있다는 것이다.
부시의 신앙적 배경은 개인 차원에 그치지 않고 대외정책에도 그대로 투영된다. 이라크 침공 때도 여러 기독교 우파는 종말론과 천년왕국설을 활용하면서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은 적그리스도로, 미국은 영웅적으로 최후의 결전을 수행하고 하느님 왕국을 준비하는 정의의 사도로 그려졌다는 것. 당시 부시는 개전을 선언하면서 선과 악의 이분법으로 상황을 규정했다.
저자는 "부시 행정부가 출범한 이후 기독교 우파와 공화당은 유례없는 밀월을 즐기고 있다. 정치의 도시인 워싱턴에서 수시로 기독교 우파의 집회가 열리고 백악관과 행정부의 고위관리와 공화당 의원들도 스스럼없이 얼굴을 비친다. 워싱턴이 기독교 우파에 점령당했다는 말까지 나돌 정도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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