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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얼굴 혹은 가면에 대한 명상

3년 전 `5인의 중국 아방가르드'전을 통해 호평을 받은 쩡판즈의 그림들이 다시 한국의 화랑을 찾았다.
쩡은 그동안 `가면' 시리즈를 통해 인간의 내면과 외부세계의 단절을 그려온 작가로 중국 현대미술을 이끌어갈 대표주자로 주목받고 있다.
그가 7년 간 계속 그려온 가면 시리즈 속 인물들은 자신의 진짜 붉은색 얼굴을 흰색 가면으로 가려 감정을 전혀 읽어낼 수 없다.
화가 나도 기쁜 척, 싫어도 좋은 척하면서 자신의 진짜 얼굴에서 멀어지는 연습을 하고 개인적, 사회적, 국가적 상황은 인간에게 본래의 마음마저 감추고 살도록 강요한다. 그렇게 해서 굳어진 얼굴은 본래의 모습을 잃고 하나의 가면이 된다.
쩡의 그림에서는 왜소한 다른 신체부위에 비해 유난히 커 보이는 손만이 노동을 하는 인간의 순연한 정신을 보여주는 것같다. 가면 시리즈 시기의 작품 중에는 정육점 냉동창고의 갈고리에 걸린 고깃덩어리를 자신의 옷인 양 갈아 입는 작품도 있다.
중국에 자본주의적 요소가 급속히 확산되면서 신성해야 할 인간의 몸이 정육점에 걸린 고깃덩어리와 같은 상품으로 전락했음을 보여주는 우울한 풍경이다.
그가 이번에 선보일 작품은 40여점. 가면 시리즈와 함께 작가가 인물들에서 가면을 벗겨버린 2003년 이후의 작업을 대비시켰다.
얼굴을 가렸던 가면을 벗겨낸 작품들은 인물의 감정표현이 지나치게 날카로워지는 것을 막기 위해 인물초상을 그리고 화면전체를 연속적인 동그라미나 곡선으로 스크래치 처리했다.
때문에 분명한 윤곽을 갖고 있던 얼굴은 눈, 코, 입 등 최소한의 형상들만 남겨놓은 채 연속적인 붓터치로 녹아든다.
사회주의 초창기의 순수한 정신을 그리워하며 화려한 물질문명에 아찔한 현기증을 느끼는 작가가 가면을 벗겨버린 인물들 역시 정체성을 상실하고 자신과 세계의 경계속에서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10-22일 관훈동 갤러리 아트사이드.☎02-725-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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