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2년간 상승세를 이어가며 한국 경제의 버팀목이 됐던 수출이 내년에는 0%대 증가율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특히 전기전자, 석유제품·석화 업종에서는 역성장을 예상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는 19일 매출액 1000대 기업 중 12대 수출 주력 업종을 대상으로 '2023년 수출 전망 조사'를 진행한 결과, 내년 수출이 올해보다 평균 0.5% 오르는 데 그칠 것으로 집계됐다. 조사 대상은 매출액 1000대 기업 중 반도체, 자동차, 석유화학 등 12대 수출 주력 업종이며, 150개 기업이 응답했다.
지난해 수출은 전년 대비 25.7% 늘었고 올해는 1월부터 11월까지 전년 동기보다 7.8% 상승했다. 그러나 글로벌 경기 침체 여파로 수출이 감소하는 가운데 내년에는 오름세가 크게 꺾이며 본격적인 정체국면에 들어선다는 전망이다.
업종별로는 반도체, 디스플레이, 컴퓨터, 이동통신기기 등이 포함된 전기전자의 경우 내년 수출이 올해보다 1.9%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석유화학 및 석유제품 업종도 0.5% 줄어들 것으로 관측됐다. 반면 철강은 0.2% 오를 것으로 보이며 자동차·자동차부품은 0.9%, 일반기계·선박은 1.7% 상승할 것으로 조사됐다. 바이오헬스 수출도 3.5% 오를 전망이다.
조사에 응한 기업 중 39.3%는 내년 수출이 감소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수출 감소의 주요 원인으로는 ▲높은 수준의 원자재 가격 지속에 따른 수출경쟁력 약화(45.7%) ▲주요 수출 대상국의 경기 부진(33.9%) ▲해상, 항공 물류비 상승 등 물류 애로(10.2%) 등을 지목했다.
내년 수출이 올해보다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한 기업들은 수출 부진 대응 전략으로 ▲공장운영비·판관비 등 비용절감(35.6%) ▲채용 축소 등 고용조정(20.3%) ▲투자 연기 및 축소(15.3%) 등을 검토 중이라고 응답했다.
기업들은 수출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정부 정책 우선순위로 ▲원자재 수급 관련 세제 지원(38.0%) ▲수출물류 차질 방지를 위한 지원(24.7%) ▲공급망 애로 해소를 위한 외교적 노력 강화(21.3%) 등을 꼽았다.
유환익 전경련 산업본부장은 “코로나19 위기 이후 한국경제 성장을 주도해온 수출 증가세가 정체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정부는 원자재 수입 관련 세제 지원 확대, 수출물류 차질 방지 등 우리 기업의 수출 실적 개선을 위한 환경조성에 총력을 다할 필요가 있다”라고 지적했다.
[ 경기신문 = 백성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