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묵하고 진지한 성격은 지루해지기 쉽다. 그러나 말과 말 사이에, 또 침묵의 말줄임표에 입 밖으로 꺼내지 않는 신중함이 숨어있다면 그 성격은 사람을 사로잡는 매력으로 바뀐다.
천천히 그리고 또박또박 "연기는…하면 할수록 어렵지만, 또 하면 할수록…재밌어요"라고 말하는 배우 송일국은 후자에 가깝다.
24일 첫 전파를 타는 KBS 수목드라마 '해신(海神)'에서 염장역을 맡은 송일국은 8일 오후 용인 민속촌에서 기자들과 만났다.
그가 맡은 염장은 해적의 손에서 자라 외로움을 안고 살아가며 장보고(최수종)에 맞서는 인물로 장보고를 바라보는 정화(수애)를 사랑하게 된다.
염장이라는 인물에 대해 묻자 그는 "아직 염장이라는 인물에 대해 갈피를 못 잡았어요. 좀 더 연구를 해야지요"라고 솔직하게 말했다.
그는 '해신'에 뒤늦게 투입돼 다행히(?) 그렇게 힘들었다는 중국 사막촬영이 보름뿐이었다. 그래서 힘든 줄 모르고 촬영을 끝냈다. 남들은 음식 때문에 고생했다는데 그는 중국음식이 입에 너무 잘 맞아 오히려 살이 쪄서 왔다.
그는 "언제 또 사막에 가보겠어요. 말도 실컷 타고 재미있었어요. 사람들이 중국에 눌러앉으라던데요"라며 웃었다.
대사량이 많아 연기자들이 유독 힘들어 하는 사극. 지난해 드라마 '장희빈'에서 김춘택 역으로 사극에 데뷔한 그는 "이번이 사극으로는 두번째지만 여전히 어려워요"라고 말했다.
'장희빈'의 첫 녹화를 앞두고 이틀이나 잠을 못 잘 정도로 긴장했었다며 "그 때 김혜수 선배가 얼마나 존경스러웠는지 몰라요"라고 당시의 고충을 털어놓았다.
그의 최근 작품을 보면 한가지 도드라지는 점이 있다. 그가 맡은 역할이 모두 사랑받는 악역이었던 것.
TV소설 '인생화보'(2002년)에서는 여자를 임신시키고도 나몰라라 하는 역이었지만 시청자들의 반응이 좋아 남자답고 씩씩한 역으로 바뀌었다. '애정의 조건'에서도 지성이 스케줄 문제로 빠지면서 은파(한가인)와 재결합하는 멋진 남자로 바뀌었다.
그는 모두 '운이 좋아'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은 것이라고 한사코 자신을 낮췄다. 그러나 미움받는 악역을 사랑받는 악역으로 돌려놓은 것은 운도 운이지만 분명 그의 연기였다.
'애정의 조건' 촬영 중 물건을 때려부수는 장면에서는 너무 몰입한 나머지 오디오를 산산조각냈고 그 장면은 결국 편집되기도 했다. 그는 "조금 더 악역에 노련한 배우가 했다면 그렇게 하지 않았을 텐데 제가 너무 배역에 충실했나 봐요"라며 웃었다.
그는 "어떤 분은 저에게 '악역에 충실하지 말라'라고 충고하세요. 그렇지만 그런 것을 신경쓰면 연기를 못하게 돼요"라고 말했다.
'해신'에서 장보고와 충돌하는 염장역 역시 악역이라면 악역. 이번에는 또 어떤 연기로 사람들을 설득하는 '송일국식(式) 악역'을 해나갈지 기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