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1년 추석, 시흥에 사는 남편 A씨는 시부모를 병간호하는 일로 부부갈등이 발생했다. 시비 끝에 결국 아내를 폭행했다.
같은 기간 수원에 사는 남편 B씨도 “시댁에 혼자 다녀오라”는 아내의 말에 화를 참지 못하고 아내의 멱살을 잡고 폭행해 경찰에 붙잡혔다.
가족들과 함께 단란한 시간을 보내야 할 명절이 가정폭력으로 얼룩져 가족 구성원의 적극적인 대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찰은 설 연휴기간인 오는 24일까지 ‘설 명절 종합치안활동’을 통해 가정폭력에 엄정 대응할 방침이다.
가해자의 신병을 신속히 확보해 피해자 보호조치를 적극적으로 시행하고 전수 모니터링을 통해 가정폭력 재발 위험성을 점검할 계획이다.
설과 추석 등 명절 동안 많은 가정폭력 사건이 발생하는데 이 기간 접수되는 가정폭력 112 신고 건수는 평소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남부경찰청에 접수되는 하루 평균 가정폭력 신고는 약 141건이다. 그러나 2022년 설과 추석 연휴 하루 평균 가정폭력 신고는 198건으로 약 40%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코로나19 방역 대책인 거리두기가 해제된 이후 처음 맞이하는 설 명절인 만큼 더 많은 가정폭력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명절에 발생하는 가정폭력의 가장 큰 특징은 일상 생활에서 가족들에게 품고 있던 불만이 연계돼 일어난다는 점이다.
평소 교류가 잦지 않던 가족들에게 갖고 있던 경제적 문제, 부모 부양 문제 등 갈등이 심화돼 가정폭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
위계적인 가부장 문화와 성별에 따른 역할 고정도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친척 방문 및 차례 준비 등 명절마다 여성들은 강도 높은 가사노동에 시달려 스트레스가 급증하게 된다.
결국 가정 내 많은 사람들이 오랜 기간 한 곳에 머무르면서 고조된 갈등이 폭발해 가정폭력이 발생하게 된다.
그러나 가정폭력은 가족 구성원들이 범죄로 인식하지 않고 가정 내에서 무마하려하기 때문에 향후 더 큰 범죄로 이어질 수 있다.
전문가는 가정에서 일어나는 폭력도 일반 범죄와 동일하게 인식해야 가정폭력을 예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가정폭력 상담 전문가는 “명절 기간 많은 다툼이 발생할 여지가 많은 만큼 폭력의 조짐이 보일 경우 가해자와 피해자를 분리시켜야 한다”며 “가정에서 해결하기 힘들 정도로 갈등이 고조된다면 빠른 신고로 경찰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 경기신문 = 박진석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