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성태 전 쌍방울 그룹 회장의 ‘금고지기’ 김모 씨가 국내 송환되면서 검찰의 쌍방울 그룹 수사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지난 11일 김 씨는 오전 8시 인천공항을 통해 국내로 입국한 뒤 검찰 호송차를 타고 수원지검으로 압송됐다.
김 씨는 쌍방울 그룹에서 10년 넘게 재경총괄본부장을 역임하면서 그룹의 자금 흐름을 꿰뚫고 있는 인물로 알려졌다.
그는 김 전 회장이 세운 페이퍼컴퍼니를 통해 대북송금 비용 800만 달러의 자금을 만드는 등 대북송금 과정에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800만 달러 외에 쌍방울 그룹 측이 추가로 북측에 전달한 자금이 있다고 보고, 김 씨를 조사해 대북송금 의혹을 규명하는 등 수사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향한 수사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경기도가 쌍방울 그룹에 각종 이권 제공을 약속해주고 북한 측에 지원금을 보내라고 한 것이 입증된다면 ‘제3자뇌물’이 성립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 씨는 쌍방울 그룹을 향한 수사가 이어지자 지난해 5월 해외로 출국해 도피 생활을 이어오다가 같은 해 12월 태국 현지 경찰에 체포됐다.
이후 국내 송환을 거부하며 현지에서 소송을 벌이다 김 전 회장이 “한국으로 들어와 횡령 등 오해를 풀어달라”며 입국을 설득하자 자진 귀국 의사를 밝혔다.
앞서 김 전 회장은 검찰 조사에서 북측에 전달한 800만 달러를 업무 목적으로 사용했다며 횡령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면서 “회사 자금 흐름의 구체적인 내용은 김 씨가 잘 알고 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 경기신문 = 박진석 기자 ]